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또 동료 재소자를 살해한 2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다시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 김병식 재판방은 16일 살인, 특수강제추행, 툭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29)의 파기환송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이 씨는 2019년 충남 계룡에서 금 거래를 하러 온 40대를 둔기로 내려쳐 살해하고 금 100돈과 승용차를 빼앗은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이 씨는 지난 2021년 공주교도소에서 동료 재소자의 목을 조르고 가슴과 복부를 걷어차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다른 재소자 2명과 함께 피해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빨래집게로 고문하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심지어 피해자가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도록 하고, 가족 면회도 못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사람에게 무기징역 이하 형을 선고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형을 선고했다. 이는 7년 만에 나온 사형 선고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평면적으로 불리한 정상만 참작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피고인의 나이가 20대라는 점 역시 다수 판례로 볼 때 교정될 가능성을 고려해 사형 선고가 정당화되기는 어렵다"라며 원심을 파기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달 5일 출석을 거부한 이 씨 없이 진행된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이 씨의 평소 수감 태도가 불성실한 것으로 보이고 법정에도 출석하지 않으면서 사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교화 가능성 없다"라며 다시 사형을 구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16일 진행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이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매일 온갖 방법으로 피해자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도 범행을 부인하며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황이 있다. 강도살인 2년 만에 다시 살인을 저질러 어떤 범죄보다 비난의 여지가 크다"라면서도 "다만 이런 정황에도 사형을 선고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치밀하게 살해 협박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늦게나마 범행을 인정하고 공범들을 고발하기도 했다.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인 만큼 뒤늦게 뉘우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