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호텔에서 20대 남녀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2명 중 1명이 휴대전화로 검색한 단어가 드러났다.
15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남성 2명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한 결과 이 중 한 명인 A씨 전화에서 ‘백초크 기절’(주짓수 기술) ‘사람 기절’ 등의 검색 기록이 확인됐다.
단어 검색은 숨진 2명의 여성들을 호텔로 불러낸 8일 오전 이뤄졌다. 또 A씨는 이보다 사흘 전인 5일 새벽시간엔 ‘극단적 선택’을 검색하기도 했다.
숨진 여성 B씨와 지인 사이였던 A씨는 "가상화폐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같이 놀자"며 B씨를 호텔로 유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여성 C씨는 남성들이 텔레그램 방에 올린 '여 서빙 구함, 여 딜러 구함'이라는 구인 글을 보고 관련 대화를 나눴고 남성들은 C씨에게 8일 오후 10시까지 해당 호텔로 오라며 유인했다.
C씨가 호텔 방에 들어간 지 50분 뒤 A씨는 C씨의 휴대폰으로 C씨의 지인에게 문자를 보내 "돈을 600만~700만원 정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의 지인은 경찰 조사에서 "C씨가 평소에는 '오빠'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데 문자로 '오빠'라는 표현을 써 이상했다"며 "당시 술자리에 있어서 연락을 못 받았고 이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 돈을 요구했는데 돈이 없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들은 해당 호텔을 범행 전인 7일 예약했고 사전에 케이블타이와 청테이프 등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제압 방법을 사전에 검색한 점, 범행 장소를 예약한 점, 구인으로 여성을 유인한 점, 사전에 범행도구를 준비한 점 등을 보아 계획범죄의 가능성이 농후하고 판단했다.
특히 여성의 지인에게 돈을 요구한 만큼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자살과 살해를 할 정도로 돈이 필요한 급박한 사정이 있었는지는 계속 수사 중이다. 또 호텔에 들어갈 당시 여성들이 갖고 있던 휴대폰 2대도 추적 중이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 35분쯤 파주시 야당동의 호텔 21층에서 20대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객실에서 숨진 여성 2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여성들은 케이블 타이로 손과 목이 결박돼 있었고 청테이프로 입이 막혀 있었다. 숨진 여성 중 한명의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이 이 여성의 동선을 추적해 호텔 객실까지 와 호텔 CCTV를 확인하는 사이 남성 2명이 추락사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