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 경기 도중 다소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듣는 이들의 귀를 의심케 하는 심판들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다 공개됐다.
논란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3회 말에 발생했다. 당시 NC는 삼성에게 1 대 0으로 앞서고 있었다. 2사 1루 상황에서 NC 선발 이재학은 삼성 타자 이재현을 상대로 던진 2구째 직구를 던졌다.
이때 주심은 '볼'을 외쳤다. 하지만 ABS 판정대로 노출되는 TV 중계 화면에는 이재학 공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것으로 나왔다. 그러자 잠시 뒤 NC 강인권 감독이 심판진에게 다가와 항의를 했다. 각 구단에 KBO는 제공한 ABS 판정을 보여주는 태블릿 PC에는 심판의 볼 판정이 스트라이크로 떴기 때문이다. 태블릿 PC에 뜨는 볼, 스트라이크 판정은 원래 시간차를 두고 뜨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심판들은 경기를 멈추고 확인에 들어갔다. TV 중계에는 심판들의 대화가 잡혔는데, 마치 심판들이 ABS 판정과 경기를 조작하려는 듯한 정황이 포착됐다. 심판들끼리의 작당 모의, 오심을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은 걷잡을 수 없게 커졌다. 해당 모습이 담긴 영상은 SNS, 유튜브 등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당시 이민호 1루심·심판 팀장은 "안 들렸으면 안 들렸다고 사인을 주고 해야 되는데 그냥 넘어가버린 거잖아"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승훈 주심은 "지나간 거는 지나간 걸로 해야지"라고 했다. 이어 이민호 1루심·심판 팀장은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하세요). 아셨죠? 이거는 우리가 빠져나갈 궁리는 그거밖에 없는 거예요. 음성은 볼이야. 알았죠? 우리가 안 깨지려면 그다음에 그렇게 하셔야 돼요"라고 다그쳤다. 그러자 문승훈 주심은 "지직거리고 볼 같았다…"라고 되뇌었다. 이에 이민호 1루심·심판 팀장은 "같았다가 아니라 볼이라고 나왔다고 그렇게 하시라고 우리가 안 깨지려면…"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이후 심판진은 마이크를 들고 "김지찬 선수가 도루할 때 투구한 공이 심판에게는 음성으로 '볼'로 전달됐다. 그렇지만 ABS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 NC에서 어필을 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의 시작 전에 항의해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 원심대로 진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대다수 팬, 네티즌들은 심판들이 자신들의 오심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피하려고 같이 모여 작당모의,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러한 정황이 널리 퍼지자 거센 비난이 쏟아졌고 NC 구단은 KBO에 정식 항의 및 사과를 요청했다. 구단 차원에서 공문을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사실 관계 확인 후 징계에 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NC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