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에 입성하는 300명의 당선인 가운데 24명이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가 14일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의 재산신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24명(8.0%)이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인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등이 보유한 가상자산 가액은 총 3억3천570만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1천390만원꼴이다.
각 후보가 신고한 보유 가상자산 종류는 평균 3.8가지였다. 대다수인 19명이 5가지 이하로, 이 중 11명은 단 한 종류의 가상자산에만 돈을 넣었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을 보유한 당선인은 10명이었다. 이 중 6명은 비트코인 하나만 샀고, 나머지는 알트코인을 섞어 투자했다.
이더리움을 가진 당선인은 4명이었다.
소속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의힘 7명, 국민의미래 5명, 개혁신당 1명 등의 순이었다.
이들 중 19명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이용해 코인을 거래했다. 4명은 빗썸을 이용했고, 코인원과 바이낸스(각 1명) 이용자도 있었다.
후보별로는 경기 수원정의 민주당 김준혁 당선인 본인이 1억1천42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해 가장 액수가 컸다.
다만, 김 당선인 측은 "지난해 말 재산신고 이후 보유했던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한 상태"라며 "현재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선출된 박충권 당선인도 5천880만원 상당의 솔라나를 보유했으나, 지난 2월 처분한 것으로 신고했다.
1천만원 이상 가상자산을 보유한 당선인이 총 7명이었다.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의 국민의힘 이양수 당선인 본인과 장남은 29가지로 가장 다양한 코인을 보유했다. 전체 가액은 2천500만원 정도였다.
상장폐지된 코인에 물린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경기 용인을의 민주당 손명수 당선인 본인과 국민의미래 최보윤 비례대표 당선인의 배우자는 최근 해킹 사고 발생으로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플레이댑을 보유했다.
경남 거제의 국민의힘 서일준 당선인 차녀가 보유한 도니파이낸스, 경기 화성정의 민주당 전용기 당선인 본인이 보유한 세럼 등도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인천 서구병의 민주당 모경종 당선인은 대표적인 '밈코인'인 도지코인에 투자하기도 했다.
또 AI 스타트업 대표 출신인 서울 강남을의 국민의힘 박수민 당선인의 경우 훈민정음해례본의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가액이 1억원에 달했다.
총선 출마자들이 재산을 신고하면서 가상자산 보유 내역까지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대 국회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입법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트코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발행과 상장,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 허용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으나, 향후 논의에는 여지를 남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