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대변을 보고, 이를 질책한 아내를 폭행한 후 장모 집에 방화까지 시도한 7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춘천지방법원 제2형사부 김성래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강원 화천군에서 만취해 자택 방바닥에 대변을 봤다. 이를 본 아내 B씨가 질책하자, A씨는 욕설하며 흉기로 아내를 위협했다. 심지어 B씨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자르고, 얼굴을 주먹으로 20~30회 가격했다.
이어 "집에다 불을 지를 것"이라며 마당에 있던 기름통을 가져와 집안 곳곳에 기름을 뿌렸다. 해당 집에는 아내인 B씨뿐만 아니라 장모까지 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지른 불은 B씨의 필사적인 저항 덕에 거실 장판 일부만 태우고 꺼졌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건 당시 A씨는 아내에게 친동생 장례식에 가자고 제안했다가 거부당한 것에 화가 나 이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의 폭력 행위로 인해 상당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또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다가 뒤늦게 법정에서 인정했다"라며 "다만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