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으로 홍준표 대구시장을 제안했다. 그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적어도 국민 앞에 털털하고 솔직하고 과단성 있을 줄 알았던 대통령이 무슨 일이 생기면 하릴없이 숨어서 시간만 보내면서 뭉개는 것”이라며 “고구마 100개 먹은 듯한 정권에 그나마 젊은 층이 관심을 가지려면 한 총리의 후임 총리부터 화끈하게 위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젊은층에게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 시장을 총리로 모시고 국정의 상당 부분을 나눠 맡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홍 시장이 워낙 정부와 각을 세워왔던 만큼 이 대표 제안이 먹힐 것 같진 않다. 후임 총리는 누가 맡게 될까. 윤 대통령이 이날 사의를 표명한 한 총리의 사의를 수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임 총리를 누가 맡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총서에서 패배한 뒤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야당과 긴밀한 협조와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느냐?'란 물음에 "그렇게 해석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과 협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확인해준 것이다. 이에 따라 한 총리 후임은 ‘협치형’ ‘소통형’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정무적 감각과 내각 장악력을 겸비한 인사가 후임 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 인터넷판은 12일 보도에서 “여권 내에서는 후임 국무총리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4·10총선에서 각각 6선, 5선 고지에 오른 국민의힘 주호영·권영세 의원, 김병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내린다”고 보도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총리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중에서 배우 최명길의 남편으로 유명한 김한길 위원장의 경우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함께 후임 대통령비서실장으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윤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부터 인연을 이어온 인사인 만큼 총리든 대통령비서실장이든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뜻밖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부겸 전 총리도 총리 후보군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여야 협치의 상징으로 김 전 총리를 부를 가능성이 있단 말이 정치권에서 돌고 있다. 이에 대해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이 그만큼의(김부겸 전 총리를 지명할 정도의) 진심을 갖고 있을까가 아직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 믿긴다"며 "못 믿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한길 총리 카드’를 달가워하진 않는다. 고 의원은 김한길 위원장, 이동관 전 위원장 등이 총리로 거론되는 데 대해 "용산이 아직 정신을 못차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계 정당 계보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당에 몸담은 적이 있다. 심지어 당대표까지 맡기도 했다.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에 있었을 땐 김한길계와 함께 집단탈당하는 등 민주당계 정당들의 이합집산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았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