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교과가 신체활동 관련 교과로 독립하기 위한 논의가 결정되는 4월 12일, 국가교육위원회의 최종 회의를 앞둔 시점에 ‘즐거운 생활’에 함께 편성되어 있는 음악・미술교과는 체육교과의 움직임에 적극 찬성하면서도, 공교육에서의 정상적인 예술교육을 위해 음악교과와 미술교과의 독립 또한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음악교육 관련 주요 단체(한국음악교육학회, 미래음악교육학회, 한국국악교육학회,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가 연합한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음악 교과 분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미술교육 관련 주요 단체(한국미술교육학회, 조형교육학회, 한국초등미술교육학회, 한국국제미술교육학회)가 연합한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미술 교과 분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교과의 분리・독립이 사실상 확정되어감에 따라, 음악교과와 미술교과의 독립이 필요함을 역설하며 지난 4월 1일 ‘한국 음악교육・미술교육 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였다.
‘한국 음악교육・미술교육 공동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월 2일, 국가교육위원회에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음악 및 미술 교과의 분리 요청과 관련한 공문을 정식으로 접수 항의하였다.
정서교육과 창조적 역량 함양은 초등학교 저학년인 1~2학년에서 형성된다는 수많은 근거자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 교과 내에서 학생들이 음악・미술을 놀이 또는 수단으로서 접하도록 구성하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1~2학년은 놀이만이 아니라 배움의 기초를 형성하는 핵심적 시기이기도 하다.
제3차 교육과정까지 ‘음악’, ‘미술’로 각각 운영되었던 초등학교 1~2학년의 두 교과는 제4차 교육과정을 기점으로 ‘즐거운 생활’의 명칭으로 통합 운영되었고, 4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동일한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즐거운 생활’의 교과 개발진에는 음악・미술 전문가가 단 한 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결과 내용의 오류, 교육과정 상 위계에서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해왔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초등학교 1~2학년에 음악・미술교과가 독립되어 있지 않아 정상적인 예술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유일한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4일과 1월 18일,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음악 교과 분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음악 교과 분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총 240여 개의 음악 단체, 음악교육 단체, 미술 단체, 미술교육 단체를 비롯한 여러 예술단체의 서명 동참을 이끌며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월 13일, 음악교과에서는 임오경 국회의원(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세미나를 개최하여, 지난 40여 년 동안 초등학교 1~2학년에 음악교과의 부재로 인해 발생한 음악성 발달의 결정적 시기의 누락, 정서와 정신 건강에 있어서 음악교과 역할의 외면 등에 대하여 알리고 음악교과의 회복을 통해 학교 교육에서 정상적이고 체계적인 음악교육의 방향을 논의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상세한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와 사회 제 문제가 신체의 문제에서만 비롯된 것인가. 오히려 정서와 감성 영역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온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음악 미술 학습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원래 음악·미술·체육으로 운영되었던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이 별도로 필요하다면 음악과 미술의 체계적 예술적 역량 함양을 통한, 정서와 인성 영역을 모두 포함하는 마음 건강과 창의적 역량의 정신적 성장 역시 너무나 중요함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학생들의 정서적 방임과 기초 역량의 부재로 일어나는 폭력적인 성향은 바로 예술 교육의 부재로 인함이 아닐까.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신체 건강과 함께 인간의 정서 활동과 정신 건강 역시 중요하다. WHO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이 점을 역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체육 교과만이 건강의 전부인양 체육 교과만이 즐거운 생활에서 분리 독립 운영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칭하는 교육에서 예술교육은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 정서 발달, 인성 함양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적령기의 예술교육 부재는 이에 대한 초석 자체를 구축하지 못하는 일이므로 공교육 내에서 예술교육의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음악교육 및 미술교육의 분리를 강하게 주장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예술교육을 말살한 국가에서 창조적 미래는 결코 도래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