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가방의 원가가 10만원대 초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탈리아 경찰이 가방을 만드는 공장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중국인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각) 밀라노 법원 예심부가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자회사인 오퍼레이션 SPA를 1년간 사법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오퍼레이션 SPA는 의류와 액세서리의 디자인과 생산을 담당하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패션 그룹의 자회사다.
경찰에 따르면 오퍼레이션 SPA가 일부 가방을 제작하기 위해 하청업체를 고용했다. 이 하청업체는 다시 밀라노 인근의 무허가 중국 업체와 하청계약을 맺었다. 중국 업체에 고용된 불법 체류 중국인 노동자들이 조르지오 아르마니 브랜드의 명품 가방을 생산했다.
중국인 노동자들은 휴일 없이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고 그 대가로 시간당 2~3유로(약 2900~4400원)의 저임금을 받았다. 이탈리아엔 최저임금 제도가 없지만 거의 노동 착취 수준의 임금이다.
더욱이 경찰이 공장을 단속할 때 촬영한 영상을 통해 노동자들이 지저분한 화장실, 깨진 세면대, 골판지 창문 등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가방이 얼마에 팔렸을까. 경찰에 따르면 중국 하청업체가 만든 가방의 출고가는 93유로(약 13만원)이었다. 이 가방을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약 1800유로(약 264만원)에 판매했다. 중간 하청업체이면서도 가방을 만들 시설을 갖고 있지 않은 오퍼레이션 SPA는 가방당 157유로(약 23만원)를 챙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오퍼레이션 SPA는 이 시스템(실제로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고 인건비를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르마니그룹은 다단계 하도급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불법 행위를 부인했다. 아르마니그룹은 “회사는 항상 공급망 구조에 대해 통제와 예방 조치를 취해왔다”며 “최대한 당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