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작전 중이던 지상군 병력 대다수를 철수하자 이스라엘 연정 내 극우 세력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우파 연정 내 대표적인 극우성향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총리가 하마스 격퇴를 위한 대규모 라파 공세 없이 전쟁을 끝내고자 한다면 그는 총리직을 계속 유지할 권한이 없다"고 썼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못 이겨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지상전을 포기한다면 연정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압박한 셈이다.
연정 내 또 다른 극우성향 정치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도 가자지구에 투입됐던 지상군 철수를 문제 삼으며 총리에게 안보 내각 소집을 요구했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전쟁에서 중대한 결정을 승인할 수 있는 회의는 안보 내각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쟁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우리의 안보상 이익을 저해하는 가자지구 철군 결정이 국제사회의 압박에 못 이긴 채 일부 전시 각료만의 논의를 통해 전체 전시 각료들에게 알려지지도 않은 가운데 내려졌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장관은 2022년 12월에 네타냐후의 재집권을 도운 핵심 인물이다.
이들이 주도하는 극우성향 정치연합인 독실한시온주의자당이 연정 지지를 철회하면 네타냐후 정부는 붕괴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전날 1개 여단을 제외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철수 배경 등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지상군 병력을 축소했지만) 가자지구에서 전쟁은 계속되며 종전까지는 아직 멀었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군대를 (가자지구에서) 빼내고 라파 등에서 다음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라파 지상전을 고집하던 이스라엘의 갑작스러운 병력 철수를 휴전 협상, 이란의 보복 공격 대응 등과 연결 짓는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