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 섞인 농담이나 가벼운 거짓말이 허용되는 만우절인 1일 가짜뉴스가 또다시 퍼지고 있다. 감동 사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허무맹랑한 낭설이었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화장실에서 500만원 주웠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밥 먹으러 식당에서 갔다가 화장실에 들렀는데 휴지 걸이 위에 번쩍번쩍한 장지갑이 하나 놓여있더라"며 "(내용물을 살펴보니) 웬 조폭같이 머리가 짧고 우락부락한 사진이 박힌 주민등록증과 5만원 신권 100장이 들어있었다"고 사연을 꺼냈다.
이어 "주인이 찾으러 오겠지 했는데 안 오더라. 그래서 화장실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밖으로 나왔는데 참 갈등되더라"며 "장시간의 마음 고민을 접고 파출소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파출소에서 상황 얘기하고 연락처와 이름 적고 가려는데 여순경이 나보고 '잠깐만요'하고 부르더라"며 "여순경은 내게 '지갑 분실자가 이쪽으로 오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하셔서 멋쩍었지만 그렇게 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5분 정도 기다렸을까. 느긋하게 파출소에 들어오는 돈 주인은 풍채 좋은 조폭이 아니고 스님이었다고 한다.
스님은 연신 A 씨에 '감사하다'를 연발하더니 "이 돈은 당장 지금 써야 하니 오늘 내로 (따로 사례비를) 입금해드리겠다"고 했고, A 씨는 "돈은 별로 받고 싶지 않다. 원래 일에 쓰시라"고 하고는 파출소 밖으로 나왔다.
A 씨가 차를 타려고 가고 있는데 그 스님이 '잠깐만요' 하면서 뛰어왔다. 스님은 "이렇게 가시면 마음이 불편하니 제발 계좌번호 불러달라"고 사정했고, A 씨는 마지못해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집으로 왔다.
3시간 정도 흐른 후 휴대폰에 찍힌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A 씨는 깜짝 놀랐다. 스님이 무려 150만원을 입금한 것.
대충 20만~30만원 정도 보내겠구나 싶었던 A 씨는 이건 좀 아니다 싶어 파출소에 전화해 사정을 설명하면서 "돈을 돌려줘야 할 거 같은데 어디 절에 소속된 스님이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전화를 받은 경찰관은 그 스님이 혹시 A 씨가 다시 찾아오더라도 소속 사찰을 절대 말해주지 말라고 간청했다고 한다.
그럴싸한 훈훈한 사연은 만우절만 되면 고개를 드는 전형적인 가짜뉴스다. 이런 글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내용이 바뀌면서 만우절이면 '낚시성 글'로 인터넷 등에 오르내리고 있다.
만우절 발 대표적인 가짜뉴스는 설악산 흔들바위가 추락했다는 것이다. 설악산 흔들바위는 아무리 밀어도 흔들리기만 할 뿐, 제자리를 벗어나지 않기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