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지휘봉을 잡고 첫 승리를 거둔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뿐만 아니라 마지막 타석에서의 타구 속도를 유심히 바라봤다.
샌프란시스코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8-3으로 이겨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전날 열린 본토 개막전에서 샌디에이고에 4-6으로 진 샌프란시스코는 하루 만에 설욕했다. 홈런 두 방에 5타점을 독식한 4번 타자 맷 채프먼이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이정후는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치고 타점도 1개 올렸다.
개막전에서 빅리그 통산 첫 안타를 쳤고 이날에는 첫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 전날에는 희생플라이로, 이날엔 깨끗한 적시타로 타점을 이틀 내리 수확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멜빈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이정후가 선보인 정확한 타격에 의문 부호를 달지 않는다. 이정후는 시범경기를 타율 0.343으로 마쳤다.
멜빈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가 멀티 히트도 때렸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 쪽으로 강하게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다"고 짚었다.
이정후는 8회초 샌디에이고의 우완 불펜 투수 에니엘 데 로스 산토스의 복판에 몰린 시속 151㎞ 속구를 마치 노렸다는 듯 잡아 돌려 중견수 쪽으로 쭉쭉 뻗어가는 타구를 날렸다.
빅리그 첫 장타 기대감이 부풀었지만, 샌디에이고 중견수 잭슨 메릴이 워닝 트랙 근처에서 낚아챘다.
MLB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 타구의 속도는 시속 173.77㎞로 이날 양 팀 타자가 친 모든 타구 중 6번째로 빨랐다.
이정후는 1회에는 이보다 더 빠른 시속 177㎞로 굴러가는 중전 안타를 날리기도 했다.
멜빈 감독은 비록 장타가 되진 못했지만, 이정후가 공을 띄워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직선타를 날린 것에 만족스러워했다.
빅리그 감독 등 지도자와 타자가 가장 많이 쓰는 말 중의 하나가 '강하게 친다'(hit the ball hard)는 표현이다.
강한 타구가 곧 안타, 장타, 홈런이 되므로 타자들은 발사 각도, 스윙 각도 등을 고려해 공을 쪼개듯 방망이에 정통으로 맞히려고 집중한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생소한 환경에서 치른 시범경기에서부터 처음 보는 낯선 투수를 상대로도 제 스윙을 해왔다"며 "오늘도 지금껏 해온 대로 좋은 타격을 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