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납치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납치 피해자는 40대 남성으로, 그는 10시간여 동안 감금됐다가 가까스로 탈출했고, 범행을 저지른 일당은 경찰에 붙잡혔다.
성남 중원경찰서가 강도 상해 혐의를 받는 A(50대·남)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동아일보가 28일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앞서 A 씨 일당은 지난 20일 오전 1시 39분쯤 서울 송파구의 한 거리에서 40대 남성 B 씨를 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한 뒤 감금·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와 피해자 B 씨는 6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두 사람은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술자리가 끝난 뒤 "대리기사를 불러주겠다"며 B 씨를 유인한 A 씨는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일당에게 연락, 대리기사인 것처럼 속여 B 씨 차량에 태웠다.
대리기사로 위장해 차에 탄 A 씨 일당은 피해자의 손과 얼굴 등을 포박하고 폭행, 서울 송파구에서 경기 성남시 중원구까지 10시간가량 끌고 다니며 돈과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가방 안에 있던 현금을 빼앗겼고, 9000만 원 상당의 시계를 갈취당했다.
피해자는 이후 양손의 결박이 느슨해진 틈을 타 차 문을 열고 도로 위로 뛰어내렸고, 거리를 지나는 행인들에게 112에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B 씨는 결국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구조됐다.
탈출 과정에서 B 씨는 전치 10주 가량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 출동 당시 A 씨 일당은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경찰은 특별 수사팀을 꾸려 이들 동선을 쫓았고, 사건 당일 A 씨 일당 중 1명을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 나머지 일당도 잇따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주범인 A 씨는 과거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아 알게 된 B 씨가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라는 점을 노려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한 달 전부터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고, 고액의 보수를 준다고 꼬드겨 공범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조사 당시 "사업이 어려워져 피해자의 재산을 갈취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 일당을 강도 상해 혐의로 지난 23일 구속했다. 폭행에 가담할 인원을 모집한 공범 2명은 방조 혐의로, 빼앗은 피해자의 시계를 판 장물알선업자를 장물 알선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A 씨 일당을 29일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