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렘린궁은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에 대한 우크라이나 연루설에 대해 아직은 러시아의 반응에 대해 말하기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에 "여전히 조사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만약'에 기반한 추측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테러 개입이 확인되면 러시아의 평화협상 참여 준비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러한 입장은 러시아 측에서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테러 개입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이번 테러가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확인하면서도 누가 테러를 지시했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계속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정권이 러시아를 공격하는 일련의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지난 이틀 동안 푸틴 대통령이 (테러 개입설에 대해) 한 발언을 주의 깊게 다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그의 말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필요하다면 수사 당국에서 공식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슬람주의자와 유대인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연관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독특한 유대인이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이번 테러를 비웃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들은 쓰레기"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보도된 현지 매체 '아르구멘티 이 팍티'(Aif)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 평화를 논의하는 회의에 러시아가 배제되는 것이 "터무니없고 쓸데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 참여 없이 우크라이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대답은 명료하다.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평화 계획의 조건으로 크림반도를 포함한 2014년 국경 회복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무력으로 크림반도를 빼앗으려는 이웃 국가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나"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공격 계획이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7월 파리올림픽에 러시아·벨라루스 선수가 개인 중립 자격으로만 참가할 수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올림픽 참가가 매우 중요한 선수가 많다. 그들에게는 다른 기회가 없을 수 있다"며 선수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프랑스 러시아 대사가 파리올림픽 주최 측과 접촉하려고 수 주 동안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올림픽 참가 선수에게 물품, 숙박, 의약, 도핑 관리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참가 선수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