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49)이 서울 휘문고 농구부 감독직 업무 태만 및 갑질 의혹을 받는 가운데 그의 두 자녀가 특혜로 휘문중 농구부에 들어갔다는 내부자 증언이 나왔다.
휘문중 농구부를 이끌고 있는 A 감독은 24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휘문재단 사무국장 B 씨로부터 지난해 3월 현 감독 아이에 관한 일로 호출당했다"면서 "사무국장은 '현주엽 교우의 아이가 운동을 하고 싶다니 받아야 하지 않겠나'는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A 감독에 따르면, 재단 측이 현 감독 아들의 농구부 입부를 지시한 때는 지난해 3월 3일이다. 사무국장 B 씨는 그날 오후 1시 55분 A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 사무실로 올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B씨가 '휘문고 출신 농구 스타이자 학부모였던 현 감독 자녀를 농구부에 입부시키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는 게 A 감독의 주장이다. 현 감독 자녀들은 각각 2022년과 지난해 선수 전형이 아니라 일반 학생들과 같은 근거리 배정 방식으로 휘문중에 입학했다.
A 감독은 매체에 "이미 당시 휘문중 농구부 선수가 17명이었는데, 인원이 늘어나면 출전 시간을 보장하기 어려워, 앞서 다른 선수의 입학을 거절한 상태였다"면서 현 감독 아들을 받기 어려웠던 상황이었음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1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운동부 지도자로서 재단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4월에 치러진 입부 테스트는 '형식적 절차'였다는 것이 A 감독의 주장이다. 이후 휘문중 1·2학년에 재학 중이던 현 감독 자녀들은 5월 13일 농구부에 합류했다.
농구부 입부 특혜 의혹에 대해 현 감독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앞서 매체에 "(아이들이) 키도 크고 체육 선생님들의 추천을 받아 지원했다"며 "일주일 이상 테스트를 거쳐 정상적으로 입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매체는 당시 휘문중 체육 교사 등 관련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현 감독 자녀들에게 농구부 입부 제안을 한 적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매체에 따르면 현 감독은 2022년 4월 휘문재단 발전기금에 약 3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는 현 감독 장남이 휘문중에 입학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이다. 2000만 원은 휘문고로, 1000만 원은 휘문중 발전기금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학부모의 학교발전기금 기부는 문제가 없으나 1년 뒤 현 감독의 자녀들이 휘문중 농구부에 입부하고, 지난해 현 감독이 휘문고 감독으로 선임된 것을 고려하면 대가성이 의심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