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공연장에서 총격 테러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 수가 93명으로 증가했다.
로이터통신과 리아노보스티(RIA), 타스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러시아 당국은 현지시간 22일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사건으로 현재까지 93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아울러 당국은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앞서 무장대원들은 이날 밤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난입해 관객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무장 괴한들은 수류탄과 소이탄도 무차별적으로 투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두차례 폭발이 발생했고 건물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건물 지붕 일부는 붕괴했고 화재는 현지시간 0시55분 기준 대부분 진압됐다.
당국은 사건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용의자 4명을 비롯해 11명을 구금한 상태다.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테러 행위에 직접 가담한 테러 용의자 4명 전원을 모두 포함해 11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테러 사건에 연루된 공범들의 신원을 추가로 파악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용의자들은 브랸스크는 모스크바에서 약 391km 떨어진 지역에서 체포됐는데, 이들이 탑승한 차량에는 권총과 타지키스탄 여권 등이 발견됐다.
IS는 사건 직후 텔레그램을 통해 모스크바 외곽에서 진행된 대규모 집회를 자신들이 공격했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배후를 자처한 ISIS-K 단체가 최근 몇 년간 푸틴 에 대한 불만을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미 싱크탱크인 수판 센터의 콜린 클라크는 "ISIS-K는 지난 2년 동안 러시아에 집착해 왔으며, 종종 푸틴을 비판하는 선전을 해왔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만도 "러시아가 정기적으로 무슬림을 탄압해온 사실에 ISIS-K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테러 가능성을 사전에 입수해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달 초 미국 정부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계획된 테러 공격에 대한 정보를 러시아 당국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8일 극단주의자들의 공격 계획이 임박했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집회를 피하라고 미국 시민들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2004년 베슬란 학교 인질사건 이후 20년만에 러시아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당시 체첸의 한 테러단체는 베슬란 소재 학교에 침입해 1000여명의 민간인을 인질로 붙잡았고, 이 결과 364명이 숨지고 753명이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