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를 190여 번이나 찔러 살해한 남성이 범행 직후 112에 직접 신고한 녹취가 공개됐다.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 측은 지난 22일 방송을 통해 지난해 강원도 영월에서 발생한 여자친구 살해 용의자 A 씨의 음성이 담긴 112 신고 녹취를 공개했다.
A 씨는 작년 7월 24일 오후 12시 59분쯤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덕포리의 한 아파트에서 동거 중이던 여자친구 B 씨를 흉기로 190여 번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범행 후 흉기로 자해하고 112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 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여보세요. 여기 OO아파트 OOO호인데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다"고 말한 뒤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A 씨는 "내용 좀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냐. 어떤 상황이냐"는 물음에 "그러니까 제가 여자친구를 난도질했다"고 답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좀 계셔주실 수 있냐"고 말한 뒤 출동했다.
숨진 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피해자 어머니는 "얼굴, 목에 가장 많이 상해가 가해졌다. 시신을 수습한 아이가 딸의 동창이었다. 걔도 굉장히 큰 상처가 됐다. 그 친구가 저희더러 미리 가셔서 보면 절대로 안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웃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는 와중에 여자친구가 모욕적인 말을 해 격분했다"며 범행 이유를 밝혔다.
1심에선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이 인정돼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A 씨 측과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A 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달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