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오영훈 제주지사에게 검찰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오 지사 등 5명에 대해 광주고법 제주 형사1부(재판장 이재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이자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해 1심 구형과 같은 형량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구형량은 오 지사 징역 1년 6개월, 제주도 서울본부장 정모씨와 대외협력특보 김모씨 각각 징역 10개월, 비영리 사단법인 대표 고모씨 징역 1년, 경영컨설팅업체 대표 이모씨는 벌금 700만원과 불법 정치자금으로 수수한 약 550만원 추징 등이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국고 지원을 받는 비영리법인 조직을 이용해 협약식을 열어 공약 추진 실적을 홍보하는 등 사전 선거운동을 했으며, 캠프에서 지지선언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해 정상적 여론 형성을 왜곡한 점에 대해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 지사 측 변호인은 "검찰이 문제삼는 협약식은 급조된 행사로, 오 피고인은 구체적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고 선거운동이라고 인식하지도 못했다"며 "또한 지지선언은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이며 오 지사는 보고받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선고 공판은 4월 24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오 지사는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였던 정 본부장, 김 특보와 함께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인 2022년 5월 16일 선거사무소에서 오 지사의 핵심 공약인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관련 업무협약식을 열고 이를 언론에 보도되게 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영컨설팅업체 대표 이씨는 협약식을 기획했으며, 사단법인 대표 고씨는 협약식 개최 비용 550만원을 사단법인 자금으로 이씨에게 지급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를 고씨가 오 지사를 위한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오 지사는 이를 수수한 것으로 판단해 오 지사와 고씨에게 각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아울러 오 지사와 정 본부장, 김 특보는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 대비한 지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2022년 4월 캠프에 지지선언문 작성자를 지정하고 초안을 만들어 이를 여러 단체를 통해 발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불법 경선 운동을 벌인 혐의도 있다.
오 지사는 1심에서는 당선 무효형을 피했다.
1심에서는 오 지사 벌금 90만원, 제주도 서울본부장 정씨 벌금 500만원, 대외협력특보 김씨 벌금 400만원, 비영리 사단법인 대표 고씨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경영컨설팅업체 대표 이씨 벌금 3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1심 재판부는 오 지사에 대해 협약식 관련 사전 선거운동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그 외 혐의는 모두 무죄로 봤다.
이에 대해 피고인 5명 중 이씨를 제외한 4명이 항소했고, 검찰 역시 항소했다. 항소 이유는 양측 모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