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에 이어 장예찬 후보(부산 수영)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서다.
장 후보는 18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장 후보는 "정치생명을 걸고 무소속 출마를 결단했다"면서 "국민의힘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가슴이 아프지만 수영구민들과 함께 반드시 승리해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 철없는 20대 때 남긴 글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국민의힘과 보수를 사랑하기에 지난 몇 년 동안 피 터지게 싸웠고, 하루가 멀다고 날아오는 민주당의 고소장을 받으며 혼자 묵묵히 이겨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대 시절의 말실수가 부끄럽지만, 수영구 주민과 당원들의 선택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라며 "수영구 주민들께서 저의 진심을 다 바친 사과와 반성을 받아주시고 방송과 공적 활동으로 달라진 모습,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렸던 30대의 장예찬을 믿어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현역인 전봉민 의원을 꺾고 후보 자리를 거머쥔 그는 2014년 5월 8일 페이스북에 난교를 즐겨도 직무에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글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불렀다.
앞서 도 후보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공천이 취소됐다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두 후보에 더해 돈봉투 수수 의혹으로 공천이 취소된 국회부의장 정우택 후보(충북 청주상당) 후보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나온다. 정 후보 측은 "지지자와 당원, 지역구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난 뒤 무소속 출마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세 후보를 옹호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 지지율이 정체하는 데다 셋을 둘러싼 잡음이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자 뒤늦게 공천을 취소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긴장하고 있다. 공천 취소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지지층이 분열할 우려가 있어서다. 실제로 도 후보와 장 후보의 지지세가 만만찮다. 경선에서 현역 의원을 꺾은 바 있다. 장 후보 지지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취소를 비판했다. 다만 해당 지역이 여권 텃밭인 까닭에 지지층 분열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청주상당 선거구 사정은 좀 다르다. 5선의 정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국민의힘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정 후보는 해당 선거구에서 5선을 지낸 터줏대감이다. 국민의힘 소속 상당구 시·도의원 8명은 공천 취소를 철회하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를 건의한 뒤 자신들도 탈당 후 정 후보를 돕겠다고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가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선에서 정 후보가 뽑힌 만큼 정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청주 상당에 국민의힘은 서승우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를, 민주당은 이강일 전 상당지역위원장을 공천한 바 있다. 이 중 서 후보는 옆 동네 청원구 경선에서 탈락됐다가 긴급 투인됐다. 서 후보로선 반발하는 정 의원 지지자들을 끌어안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 의원, 이 전 위원장을 상대하기 벅찰 수 있다.
앞서 여론조사꽃이 지난달 7, 8일 상당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은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41.5%를 획득해 25.2%를 얻는 데 그친 이 후보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밖에서 제쳤다. 3자 대결로 치러지면 정 의원이 당시 국민의힘 후보 자격으로 얻은 지지가 분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