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과거 5·18 북한 개입설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대구 중·남구 도태우 후보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14일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의 조치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도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거나 당의 재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에 "도 후보의 5·18 북한 개입설은 사실이 아닌 역사 왜곡"이라며 "당은 재재(再再) 논의하고, 후보는 선당후사를 위해 결단하는 것이 정도(正道)이고 국민의 눈높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유성을 후보인 이상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사과를 몇 번 했고 진정성이 인정되기에 공천을 유지한다는 건 너무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판단"이라며 "그분의 발언으로 당이 여러 의심을 받고 있다면 읍참마속,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개인의 사과에 대한 진정성은 인정된다고 해도 당의 정치적 이해득실 측면에서는 타격이 있다. 이런 걸 생각한다면 재검토가 아주 엄중히 내려졌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마포을의 함운경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5·18 민주화운동을 심각하게 폄훼한 도 후보의 발언은 단순히 말로만 사과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도 후보는 자진 사퇴해달라. 사퇴하지 않으면 비대위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지도부는 도 후보 사과의 '진정성'을 봤다고 거듭 강조하며 당내 비판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 후보가 과거에 했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본인도 그걸 인정한다"면서도 "그 후보가 두 번째로 낸 입장문을 보면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도 동의하고 5·18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표현까지 쓰며 사과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 과정에 대해 굉장히 불쾌한 분이 있겠지만, 이게 국민의힘이 5·18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국민의힘에서 공직 후보자로 제시되려면 그런 시각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과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이 있었으면 아무리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변화한 입장을 보인다 해도 절대 평생 공직에 발을 들일 수 없다고 하는 게 국민 눈높이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본인이 깊이 반성하고, 경선이 당원뿐 아니라 시민도 참여한 것이기에 공관위가 격론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본인이 앞으로 절대 5·18 정신을 훼손하는 언행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해 공관위가 진정성 있는 사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도 후보가 2019년 8월 13일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라고 말한 점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또다른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도 후보는 문재인 정부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이런 발언을 했으며, 뒤이어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지적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