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이 넘는 세월을 철제 통 속에서 보냈던 남성이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는 78세 나이로 하늘의 별이 됐다.
14일 B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철폐 속의 사나이'로 알려진 소아마비 생존자 폴 알렉산더가 78세 나이로 최근 사망했다. 폴 알렉산더는 미국 텍사스 출신 남성이다. 그는 6살 소아마비에 걸려 목 아래가 마비됐다. 이후 그는 독립적으로 숨을 쉴 수 없게 됐다.
결국 폴 알렉산더는 살기 위해 철제 산소통에서 남은 인생을 보내는 길을 택했다. 그는 1952년부터 인공적으로 호흡을 도와주는 장치, 철제 산소통 '아이언렁'(iron lung)에 의지해 수많은 일들을 이뤄냈다. 아이언렁은 목 아래 신체를 철제 용기에 넣고 음압을 간헐적으로 걸어 폐를 부풀게 하는 인공호흡 장치다.
폴 알렉산더는 입에 붓이나 펜을 물고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썼다. 너무나도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는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폴 알렉산더는 대학에 진학해 법학 학위를 따냈고 이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법률 업무를 소화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언렁 밖에 있는 시간을 조금씩 점차적으로 늘려가는 훈련을 이어갔고 나중에는 휠체어를 타고 잠깐씩 생활할 수 있게 됐다. 마비된 몸을 지탱하는 특수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했고, 사무실이나 집에 있을 때는 다시 아이언렁 안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여러 업무를 이어갔다. 폴 알렉산더는 입에 도구를 물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약 8년에 걸쳐 자서전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의 형인 필립 알렉산더는 그를 푸근한 미소를 지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필립 알렉산더는 "동생은 나에게 평범한 형제였다. 우리는 싸우고, 놀고, 사랑하고, 파티를 하고, 함께 콘서트에 갔다. 그는 단지 평범한 형제였다"고 폴 알렉산더에 대해 말했다.
폴 알렉산더는 최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응급실에 실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