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대표팀 내분 논란에 휩싸였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동시에 발탁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황 감독은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3월 태국과의 A매치 2연전(21·26일)에 나설 국가대표팀 최종 23인을 발표했다.
발표를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였던 '대표팀 하극상 논란' 이강인 역시 황선홍호에 올랐다. 이강인은 지난 2월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 준결승 전날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발탁하는 결정은 전적으로 내가 했다. 이강인을 부르지 않으면 당장 위기는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안 부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운동장에서 푸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이강인, 손흥민 두 선수와 장시간 통화했다. 이강인은 축구 팬과 선수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어 하고 손흥민도 그런 이강인을 보듬어 안고 화합해서 앞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또 "이 일이 두 선수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표팀 모든 구성원의 문제였다. 나 역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사과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강인, 손흥민을 주축으로 벌어졌던 대표팀 내분 논란에 대해 "고참 선수들과 통화를 통해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오해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제가 그 상황에 있지 않았기에 면밀히 파악하지 못했다. 짧은 기간이라도 잘 풀어볼 생각이다. 여러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 여러 상황에서 말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 부분은 가이드라인을 정해 정리를 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호한 해결 의지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황 감독은 "시간이 짧기 때문에 모든 걸 만들어서 경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선수들이 국민들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뛸 것이다. 나 역시 선수들과 같은 마음"이라는 의미심장한 각오를 전했다.
이날 황 감독이 발표한 최종 명단에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 등 기존 주축 멤버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다만 황희찬(울버햄튼)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외돼 아쉬움을 안겼다. 새로 대표팀에 승선할 거로 점쳐졌던 이승우(수원FC)는 이번 선발에서 제외됐다. 대신 주민규(울산HD)가 깜짝 발탁됐다.
11일 공식 출범한 황선홍호는 오는 18일 소집된다. 소집 직후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대비에 나선다.
아래는 11일 황선홍 감독이 발표한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이다.
골키퍼 : 조현우(울산 HD), 송범근(쇼난 벨마레),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수비수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 HD),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김진수(전북 현대), 설영우(울산 HD), 김문환(알두하일), 이명재(울산 HD)
미드필더 : 백승호(버밍엄 시티), 박진섭(전북 현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KAA 헨트), 이재성(마인츠 05),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정호연(광주FC), 엄원상(울산 HD)
공격수 : 주민규(울산 HD), 조규성(미트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