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원내 1당’을 차지하기 위한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구 254석과 비례대표 46석, 총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0 총선은 2022년 6·1 지방선거 이후 2년 만의 전국단위 선거다.
이번 총선은 집권 3년차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과 함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공존하는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대선의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는 이번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을 반전시키려는 ‘정권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뒤바뀌었다.
제3지대 신당이 거대 양당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부동층의 표심을 얼마만큼 흡수해 낼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은 안정적인 공천이라 주장하지만 '현역, 중진 불패' 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고, 반면 민주당은 '비명횡사, 친명횡재' 비판 속 탈당도 잇따랐다.
충청권 선거구는 대전 7곳, 세종 2곳, 충남 11곳, 충북 8곳으로, 총 28 곳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충청권 28개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20석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8석에 그쳤다. 특히 대전과 세종은 민주당이 9개 선거구에서 전석을 석권했다.
이후 재보궐 선거와 정치적 이유로 현재 의석수는 민주당 17석, 국민의힘 9, 무소속 2석 분포다. 이번 4·10 총선에서 대전과 세종에서 민주당의 우세가 그대로 유지될지, 역전 현상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민주당 공천심사 과정에서 배제된 후보들이 잇따라 탈당해 새로운미래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대전
대전지역 선거구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반(反) 이재명 노선을 걷다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이 6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 의원의 대항마로 민주당은 황정아 전 한국천문연구원을 전략 공천했다. 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찬훈 예비후보가 새로운미래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대덕구 선거도 3파전으로 치러진다. ‘비명’(비 이재명계)·‘친명’(친 이재명계) 대결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국민의힘에선 검사 출신의 박경호 변호사가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행 티켓을 거머 쥐었다.
민주당은 비명계 현역인 박영순 의원이 경선을 포기하고 탈당하면서 친명계로 분류된 박정현 최고위원이 경선 없이 공천을 받아 출마하게 됐다. 박영순 의원이 새로운미래에 합류, 대덕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3박 ’ 이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동구 선거구는 대전지역에서 유일하게 현역 의원 간 맞대결이 펼쳐진다.
일찌감치 국민의힘 단수 공천이 확정된 윤창현 의원(비례대표)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간 여의도 티켓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동구는 현역 의원 간 맞대결이라는 것 뿐아니라 서울대 동문 간 경쟁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구갑은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되면서 후보가 난립했다. 여야 모두 ‘3인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들이 맞붙는다. 국민의힘에서 검사 출신 조수연 변호사가, 민주당은 장종태 전 서구청장이 경선에서 승리해 총선 주자로 나선다. 민주당 공천 심사에서 컷오프된 안필용 새로운미래 후보와 무소속 유지곤 무소속 후보도 도전장을 내 새로운 변수가 됐다.
서구을에서 4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국민의힘 양홍규 변호사가 리턴매치를 벌인다. 두 사람은 지난 총선에서 박 의원이 57.5%, 양 변호사가 40.7%를 득표했다.
유성갑은 3선 도전을 하는 민주당 조승래 의원과 국민의힘에서는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이 대결을 펼치게 된다.
중구는 3선 구청장을 지낸 민주당 박용갑 후보가 12-13일 진행되는 국민의힘 강영환·이은권·채원기 예비후보의 ‘3인 경선’ 승자와 맞붙는다.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중구청장 재선거 후보로는 민주당 제17호 인재영입 인사인 김제선 전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이 공천됐다. 국민의힘에선 ‘귀책사유 선거구 불출마’ 원칙에 따라 후보를 내지 않았으나 무소속 이동한 후보가 당선 후 국힘 입당 방침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 예비후보 가운데 일부는 이에 반발하며 1인 시위와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혀 총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세종
세종갑은 국민의힘에선 류제화 변호사를 공천했고, 민주당은 오는 10-11일 4인 경선을 진행해 후보를 결정한다.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종민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세종을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강준현 의원과 국민의힘 이준배 전 세종시 부시장과 격돌한다. 원도심과 신도심 일부가 복합된 선거구 특성상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
충남은 역대 선거에서 어느 한쪽에 표를 몰아주지 않는 '스윙보터' 기질을 보이며 양당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각각 6석, 5석을 나눠 가진 격전지다.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정치색이 뚜렷한 몇 곳을 제외하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갑에선 현역인 민주당 문진석 의원과 국민의힘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의 재대결이 성사됐다. 허욱 전 천안시의원도 개혁신당 예비후보로 나서고 있다.
천안을에선 국민의힘 이정만 전 대전지검 천안지청장과 민주당 이재관 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과 대결을 벌인다.
천안병에선 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국민의힘 이창수 중앙당 인권위원장과 맞붙는다. 이 위원장은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의 신진영 예비후보를 누르고 네 번째 총선 본선에 올랐다.
아산갑에선 국민의힘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이 민주당의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 경쟁하고, 아산을에선 전만권 전 천안시 부시장이 경선에서 승리해 3선에 도전하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과 본선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에선 6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정진석 현역의원과 민주당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세 번째 맞붙는다. 정 의원은 박 전 수석과 20·21대 총선 같은 지역구에서 맞붙어 두 번 다 승리했다.
서산·태안 선거구에서도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민주당 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세 번째 맞붙는다. 앞서 20·21대 총선에서 성 의원이 모두 승리했다.
보령·서천에선 국민의힘 사무총장인 장동혁 의원이 민주당 나소열 전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과 리턴매치를 벌이게 된다. 두 사람은 2022년 6월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첫 대결을 벌였는데, 당시 보령 출신의 장 의원이 서천 출신의 나 전 비서관을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당진에서도 국민의힘 정용선 후보와 민주당 어기구 의원의 재대결이 성사됐다. 4년 전 보수진영의 표가 분산되면서 어 의원이 비교적 수월하게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번엔 보수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홍성·예산에서는 ‘용산 출신’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4선 의원을 지낸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논산·계룡·금산 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박성규 전 육군대장과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전 논산시장의 치열한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충북
충북의 경우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충북의 8개 선거구 중 5곳을 차지해 국민의힘(당시 3곳 승리)에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의 중도 낙마로 치러진 청주 상당 선거구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당선되면서 '4대 4' 균형 구도가 갖춰졌다.
현역의원 전원이 본선에 진출한 국민의힘과 막바지 공천 작업이 한창인 민주당 모두 전석 석권을 노리고 있다.
충북의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청주 상당은 정우택 의원의 6선 고지에 오를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국회부의장인 정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유력시된다.
최근 불거진 돈 봉투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9일 열린 19차 회의에서 “객관성이 없다”며 이의제기를 기각하면서 부담을 덜었다. 정 의원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민주당 이강일 전 상당지역위원장은 당내 경선에서 ‘친문’ 핵심인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눌러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청주 서원 선거구에서는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일찌감치 단수 공천을 받고 본선을 준비 중이며, 민주당은 재선에 도전하는 이장섭 의원과 이광희 전 도의원이 본선 티켓을 놓고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경선을 벌인다.
청주 흥덕 선거구도 국민의힘은 김동원 예비후보가 본선행을 확정했고, 민주당은 3선 도종환) 의원과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오는 10-12일 경선을 치른다.
청주 청원 선거구는 민주당에선 5선 의원을 지낸 변재일 의원이 공천심사에서 컷 오프되면서 송재봉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이 충청권 인재 15호로 영입된 신용한 전 서원대 교수와 공천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국민의힘 김수민 전 청원당협위원장과 개혁신당 장석남 예비후보와 최종전을 치르게 됐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충주 선거구는 4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에게 민주당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이 리턴매치를 벌인다. 이 의원과 김 전 차관은 21대 총선에서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제천·단양 선거구는 국민의힘 초선인 엄태영 의원과 민주당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 새로운미래 이근규 전 제천시장, 무소속 권석창 전 국회의원 등이 경쟁한다. 당내 공천심사에서 컷오프되자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권 전 의원이 변수로 꼽힌다.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에서는 4선 도전에 나선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과 민주당 이재한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맞붙는다. 이들의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다.
증평·진천·음성 선거구는 ‘검·경대결’로 주목을 받고 있다. 경찰청 차장 출신의 초선 임호선 의원과 ‘권토중래’에 나선 검사장 출신의 경대수 전 의원 간 금배지 수성-탈환을 놓고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