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양심 선언 “다른 목소리 내는 의사들이 병원에서 겪고 있는 일 폭로한다“

2024-03-09 15:18

“환자 버리고 파업하는 것 자체도 폭력적인데...”

의대 입학 정원 확대(의대 증원) 정책에 찬성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는 의대 교수의 사연이 전해졌다.

서울 소재의 한 병원에 '단기 무급 특별휴가 중단' 촉구 성명서가 게시돼 있다. / 뉴스1
서울 소재의 한 병원에 '단기 무급 특별휴가 중단' 촉구 성명서가 게시돼 있다. / 뉴스1

뉴시스는 의대 증원 찬성 인터뷰를 한 후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서울 소재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 A 씨의 상황을 9일 보도했다.

병원 내에서 의협에 반대되는 의견을 말한 의사들에게 기피의 눈길을 보내거나 왕따를 시키고 있다고 주장한 A 씨는 "의사가 워낙 다른 목소리를 못 내게 하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대 교수 B 씨도 "환자를 버리고 파업하는 것 자체도 폭력적인데, 의협(대한의사협회)은 자기들 주장에 반대하는 의사까지 왕따시킨다. 의사 사회 전체가 대단히 폭력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의사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복귀하고 싶지만 불이익, 눈초리 등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집단행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 의사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전공의 개인 정보 리스트가 올라와 논란이 가중됐다. 리스트엔 이름 일부와 출신 학교 등 개인 정보가 적나라하게 기재돼 사실상 색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부는 이처럼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색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엄중 대응을 예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8일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에서 "환자 곁을 떠난 일부 전공의들이 현장에 돌아올 생각을 하기는커녕, 동료들이 복귀하지 못하도록 비난하고 있다. 용기 있게 먼저 의료 현장으로 돌아간 동료를 모질게 공격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이런 행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경찰청도 지난 7일 "복귀한 전공의 등의 실명을 게시하는 행위나 협박성 댓글은 형사처벌 될 수 있는 엄연한 범죄 행위"라며 "중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추진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