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수비수 김태환이 K리그 경기에서 관객들의 냉대를 받았다.
지난 5일 저녁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이날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HD의 라이벌 더비전에는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1-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난 뒤 전북 현대 김태환은 울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경기 결과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그는 전북 팬들의 응원을 받은 뒤 홀로 원정석으로 달려갔다.
이날 공개된 직캠 영상에는 김태환이 10년간 몸담았던 친정팀인 울산 HD 관객석 바로 앞까지 다가가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울산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태환이 돌아서자 전북 팬들은 "김태환!"을 외쳤고, 울산 팬들은 바로 야유를 보냈다. 이후에도 양팀 팬들은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날 울산 팬들의 냉대에는 이유가 있었다. 김태환은 지난 1월 울산을 떠나 라이벌 구단인 전북으로 이적하며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김태환은 이적 당시 "솔직하게 이야기를 드리면 끝까지 울산과 함께하고 싶었다. 다만 그건 내 욕심이었던 것 같다"며 "어디를 가든 울산 팬들의 사랑을 잊지 않겠다. 정말 감사했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적 후 첫 울산전에 나선 김태환은 팬들의 야유에 착잡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후 그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도 하지 않은 채 경기장을 나섰다.
이날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뒤 김태환에게 달려가 안겼던 송민규는 "득점 순간 그냥 태환이 형이 생각났다. 태환이 형이 얼마나 힘든지도 알고 있고, 저희도 태환이 형의 이적에 관해서도 안다. 제가 말할 건 아니다. 나중에 직접 말씀하시겠지만 힘든 부분들을 굉장히 잘 알고 있다"라며 김태환의 심경을 간접적으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