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연기 외길을 걸어온 원로배우 오현경 씨가 향년 88세 나이로 별세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오현경 씨는 1일 오전 9시 11분 경기 김포의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6개월 넘게 투병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경 씨는 1987년부터 약 6년간 방송된 드라마 ‘TV 손자병법’에서 늘 부장 진급에 실패하는 만년 과장 이장수 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그의 연기 열정은 서울고 2학년 때 만든 연극반에서부터 이어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첫 연극 무대에 데뷔한 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해서도 연기 열정을 놓지 않았다.
이후 수없이 많은 연극무대에 선 그는 1994년 식도암, 2007년 위암 수술을 받았지만, 말년까지도 ‘햄릿’ ‘레미제라블’ 등의 작품에서 주연과 단역을 가리지 않고 연기를 펼쳤다. 그는 뇌출혈로 쓰러지기 전인 지난해 5월, 공연 '한 여름밤의 꿈'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 작품은 오현경 씨의 유작이 됐다.
동아연극상(1966), KBS연기대상(1992), 서울시문화상(2011)과 대한민국연극제, 서울연극제 등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배우인 아내 윤소정 씨와 1964년 TBC 1기 공채 탤런트로 만나 결혼했지만, 2017년 사별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인 딸 오지혜 씨와 아들 오세호 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12호실, 발인은 5일 오전 5시 20분,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으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