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 열풍으로 오컬트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평소 공포 영화를 좋아하지 않다가 '파묘'를 통해 오컬트 장르에 관심이 생긴 사람들에게 입문작으로 보면 좋을 작품을 소개한다.
1. 검은 사제들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작품이다.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는 한 소녀(박소담)의 몸에 깃든 악령을 쫓아내기 위한 김신부(김윤석)와 최부제(강동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함께했던 모든 동료가 겁에 질려 도망친 사건에 홀로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김신부와 어릴 적 여동생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평화롭던 일상을 기꺼이 포기한 최부제, 그리고 깊은 신앙심으로 악마와 끝까지 싸우는 소녀. 오컬트 영화지만 신의 아들로서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함께 싸우는 세 인물을 보고 있자면 환희와 감동까지 느껴진다.
2. 랑종
'랑종'은 한국과 일본, 서구권 공포 영화에 익숙하던 국내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 작품이다. 영화는 모든 자연과 사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태국의 샤머니즘을 담고 있다. 아무리 공포 영화의 클리셰를 잘 파악하고 있더라도 '랑종'에서는 그 어떤 것도 예상할 수 없다. 태국의 생소한 샤머니즘과 배우들의 열연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넋을 놓고 할 말을 잃은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3. 콘스탄틴
인간과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그들을 구분하는 능력을 타고난 존 콘스탄틴이 의문스럽게 죽은 한 여성을 구원하려다 자신까지 구원하는 이야기다. 2005년에 나왔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언급되고 있다. 존 콘스탄틴은 악령에게 고통받던 수많은 사람을 구하고도 지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기구한 운명의 소유자다. 심지어 그는 담배와 술로 몸을 혹사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수없이 시도하며 지옥행이 정해진 운명에 체념한다. 그런 그가 진정한 희생으로 끝내 운명을 바꾸는 순간 영화는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희망을 안겨준다.
4. 헬레이저
공포 영화는 아니지만 공포 영화 같고 시각적 충격을 받고 싶다면 '헬레이저를 추천한다. '쏘우' 시리즈가 등장하기 전 대표적인 고어 영화는 '헬레이저'였다. 1987년에 개봉한 '헬레이저'는 세련된 요즘 공포 영화보다 촌스러운 느낌이 있지만 개봉 당시에는 많은 사람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영화는 고통과 쾌락을 위해 영혼까지 팔아버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공포 영화의 뻔한 권선징악 결과를 비트는 결말을 보여준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만 영화 전반에 피가 낭자하고 기괴한 분위기가 깔려 있어 잔인한 영화를 못 보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번외. 고스트 스토리
귀신이 등장하는 판타지 영화다. 공포 영화는 아니지만 보통 무섭게 그려지는 귀신을 감성적으로 연출해 신선한 느낌을 준다. 영화에서 귀신은 자신이 죽고 남겨진 집에서 슬퍼하는 연인을 바라보기만 한다. 표정 연기나 대사를 하지도 않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공포스럽지 않고 상식을 벗어난 귀신 영화를 보고 싶다면 '고스트 스토리'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