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날씨 뉴스 도중 화면에 파란색 숫자 '1'을 띄워 논란이 일고 있다.
4·10총선(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을 앞두고 특정 정당을 홍보할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위반을 이유로 MBC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는 사실이 28일 한경닷컴을 통해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MBC가 선거방송심의규정 '제5조(공정성) 제2항'과 '제12조(사실보도) 제1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이날 오후 방심위에 소를 제기했다.
선거방송심의규정에선 '방송은 방송프로그램 배열과 그 내용의 구성에 있어서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제5조 제2항), '방송은 선거방송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과장·부각 또는 축소·은폐하는 등으로 왜곡하여 보도해선 안 된다'(제12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나타난 파란색 숫자 '1'은 누가 보더라도 무언가를 연상하기에 충분해 보인다"며 "(MBC는) 공영방송의 이름을 걸고 공정의 가치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연합뉴스를 통해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MBC는)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정당 기호인 '1'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부각했다"며 "사실상 노골적인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제1당으로 이번 총선에서 기호 1번을 사용한다.
문제가 된 파란색 숫자 '1'은 지난 27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말미에 등장했다.
화면에 그래픽으로 숫자 '1'이 띄워지자, 날씨 소식을 전하는 기상캐스터는 "지금 제 옆에 키보다 더 큰 '1'이 있습니다. 오늘 서울은 '1'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검지를 들어 '1'을 연상하는 손 모양을 하기도 했다.
대뜸 등장한 숫자 '1'에 의아함도 잠시, 기상캐스터는 "(오늘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런 날 하늘은 어떻게 보일까요?"라며 맑은 하늘을 보였던 서울 일부 지역의 모습을 소개했다.
이번 일을 두고 온라인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일부 네티즌은 "보통 미세먼지 농도 좋을 때는 '파란색'으로, 나쁘면 '빨간색'으로 표시하지 않나요?", "앞으로 파란색으론 절대 숫자 1 쓰면 안 되겠다....", "기상캐스터 옷은 붉은색인데, 그럴 목적이면 푸른 옷을 입고 나왔겠죠", "MBC 뉴스는 로고도 파란색인데, 그냥 쓴 거 아님?", "미세먼지가 잘못했네", "별걸 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반면에 "뜬금없어서 이상하긴 했음", "너무 노골적이네", "누구 아이디어인지 참.... 공영방송에서 이래도 되나요?", "방송에서 대부분 미세먼지 농도를 '좋음', '보통', '나쁨' 등급으로 표시하지. 숫자로 말하는 건 처음 봄", "의도가 다분하네요", "문제는 실제로 미세먼지 농도 '1'도 아니었다고 합니다..."라며 MBC 보도를 문제 삼았다.
다음은 2월 27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 영상. 날씨 뉴스는 56분 49초부터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