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단 내 괴롭힘' 논란으로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고 소속팀에서 계약 해지까지 당한 오지영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세계일보는 29일 오지영과 나눈 인터뷰를 단독 보도했다.
오지영은 2022~2023시즌 도중 2022년 12월 26일 GS칼텍스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트레이드됐다. 2022~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페퍼저축은행의 선택을 받은 이민서는 신인이었다.
오지영은 페퍼저축은행에 온 직후 이민서와 급격히 친해졌다. 그는 "팀을 옮기고 보니 내가 최고참이더라. 그래서인지 어린 선수들이 내게 잘 다가오지 못했다. 그랬는데 이민서는 워낙 활발한 성격이라 먼저 다가오더라. 15살의 나이 차이가 나지만 그런 게 참 고마웠고 금세 친해졌다"라고 밝혔다.
이후 그는 이민서가 또래 동료들과 팀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자 맏언니로서 직접 나서기도 했다. 오지영의 중재 덕분에 이민서는 또래들과 금방 친해졌고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확 가까워졌다.
갈등 전까지 서로 많이 의지했던 사이인 만큼 오지영은 이민서의 주장에 황당함을 표했다.
앞서 이민서는 지난 28일 스타뉴스를 통해 자신이 오지영에게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라고 밝히며 "지난해 6월부터 오지영으로부터 폭언과 괴롭힘이 있었다.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9월에 페퍼저축은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지영은 "친해진 이후 교통사고 사건으로 관계가 다소 소원해지기 전까지 매일 카카오톡 메시지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라며 "이미 언론에 알려진 대로 각종 선물뿐만 아니라 팀에다 내는 벌금도 동료나 후배들 몰래 '내가 준 것 말하지 마'라고 하면서 대신 내주기도 했다. 그 정도로 아꼈던 후배인데 지난해 6월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해명했다.
오지영은 교통사고 사건의 전말도 상세히 밝혔다. 오지영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B씨는 교통사고 사건 발생 전 외출해서 염색하고 숙소에 복귀한 적이 있다. 그가 외출할 동안 선수단은 원정 경기를 하고 있었다.
오지영은 "아무리 원정 경기에 동행하지 않더라도 개인의 사적 용무를 선수단이 원정 경기 관련 일정을 소화하는 중에 보는 것은 아니다 싶었다. 숙소에서 몸 관리도 하고 TV로 소속팀의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쉬는 시간에 커피를 마시러 나가는 등의 부득이한 외출을 할 수도 있지만 누가 봐도 외출한 게 명백하게 티가 나는 염색을 하는 건 좀 아니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B의 염색을 두고 몇몇 선수들이 뒤에서 수군대길래 저는 그런 수군거림이 듣기 싫어 팀의 맏언니로서 B에게 얘기했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그러는 게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일 수도 있어서 따로 불러서 얘기했다. B에게 '원정 경기에 동행하지 않는 선수 중 네가 맏언니이니 팀이 원정 경기 일정을 소화할 때는 웬만하면 후배들을 데리고 숙소에 있어 달라. 팀의 내규에 어긋나지 않는 행동을 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정말 부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명령조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B씨의 염색 사건 이후 논란의 교통사고 사건이 일어났다. 이민서가 원정 경기 하루 전 외출을 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보통 프로배구팀들은 원정 경기가 있을 경우 하루 전 원정 경기가 열리는 곳으로 가서 코트 적응 훈련을 한다. 이미 선수단은 원정 경기 일정을 위해 광주 숙소를 떠난 상황이었다.
오지영은 "원정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 남아있는 선수 중 일부가 또 외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거기에 이민서가 끼어 있었다. 이민서가 팀 동료 한 명과 함께 외출을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민서와 팀 동료의 외출 이후 B와 또 다른 팀 동료 하나도 뒤이어 충장로로 외출을 나가기로 했는데 이민서가 교통사고가 나면서 못 나갔다는 얘기도 들었다. 제가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 B는 나가려는 애들을 막지도 않았고 본인도 나가려고 했던 것이다"라고 털어놨다.
오지영은 이미 상황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당시 오지영은 원정 경기 숙소 근처에서 팀 후배인 박정아, 채선아와 함께 산책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B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B씨는 "언니, 죄송해요. 제가 관리를 못 해서 애들이 나갔어요"라고 고백했다. 오지영은 "그때 언니가 부탁하지 않았느냐. 최대한 후배들을 관리해 달라고. 그런데 선수들이 원정 경기를 하러 간 사이에 쇼핑하러 가는 게 이게 말이 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때 오지영과 함께 있었던 채선아는 B씨의 말에서 수상함을 감지했다. 앞서 이민서와 통화에서 B씨도 외출하려 했다는 사실을 들었기 때문이다.
채선아는 "B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 이민서와 통화해 보니 2차로 B도 다른 선수 한 명과 함께 외출하려고 했다더라"라고 오지영에게 알려줬다.
결국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숙소로 복귀한 오지영은 B씨에게 쓴소리를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오지영은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도 또 외출하려고 했느냐. 이제 원정 경기를 하러 갔을 때 외출을 나가게 되면 말이라도 해 달라'고 얘기했다. 사실 주전 및 베테랑 선수들 사이에서는 원정 경기에 동행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자존심 상할까 봐 웬만하면 터치를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그래서 제가 '원정 경기 갈 때 외출하게 되면 언니한테 말하고 나가라' 딱 이 얘기만 하고 끝냈는데 교통사고 사건 이후 이민서와 B가 팀을 나가겠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매체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경기 다음 날 보통 외출이나 외박을 제공한다. 선수들이 외출, 외박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오지영은 "원정 경기 일정 소화 중 숙소에 남은 선수들의 외출 이유가 다소 괘씸하게 느껴졌던 것은 경기 다음 날 외출, 외박 때 입을 옷을 사기 위해 외출을 했다더라. 그게 참 괘씸했다. 원정 경기를 하러 간 선수들은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그렇게 훈련하고 연습하고 있는데 그 시간에 남은 선수들은 외출, 외박 때 뭐 입을지 고민하고 있었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아요?"라고 했다.
해당 사건에서 조 트린지 전 감독은 오히려 오지영의 결정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지영에 따르면 조 트린지 전 감독은 "내가 쉬라고 했는데 오지영 네가 무슨 상관이냐. 네가 왜 애들을 혼내느냐"라고 나무랐다. 매체는 "조 트린지 전 감독이 얼마나 선수단 관리에 무심하고 소홀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