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이 A대표팀 임시 감독직을 수락하며 중책을 맡게 됐다. 황 감독이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동시에 맡게 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7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공석이 된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황선홍 감독을 선임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 위원장은 "황선홍 감독은 현재 축구협회 소속 지도자이고,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로 성과를 보여줬다.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며 선임 이유를 밝혔다.
황 감독은 오는 3월 21일(홈)과 26일(원정)에 열리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3, 4차전에서 대표팀을 지휘한다.
차기 사령탑으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당장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해 내야 한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U-23 대표팀의 파리 올림픽 준비와 A대표팀의 3월 월드컵 예선 일정이 겹친다는 점이다.
황 감독은 A대표팀이 소집되는 3월 18일부터 원정 경기가 끝나는 26일까지는 국가대표팀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U-23 대표팀은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출전 준비를 해야 한다. 황 감독이 A대표팀에 붙어있는 사이, 올림픽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리는 중동 친선대회에도 출전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국이 출전하는 만큼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이 대회는 황선홍 감독 대신 기존 코치진들이 지휘할 예정이다.
현재 올림픽 대표팀은 강팀인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 한 조에 속해있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 토너먼트 진출권을 따낼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은 이 대회 3위 안에 들어야 따낼 수 있다. 4위를 할 경우 남은 진출권 1장을 두고 아프리카 팀과 경쟁에 나서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올림픽 대표팀이 예선에서 탈락하거나, 태국전 경기 결과가 안 좋을 경우 비난은 황 감독에게 몰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협회가 올림픽에 집중해야 할 황 감독을 무리하게 선임한 게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판을 예상한 듯 정해성 위원장은 "황 감독이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A대표팀까지 맡는 것이 어렵지 않은지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일정상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결과가 안 좋게 나왔을 때 어떻게 할 거냐 물어보시면, 그건 제가 위원장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단언했다.
어깨가 무거워진 황선홍 감독이 이강인·손흥민의 갈등으로 내분 사태를 맞았던 A대표팀을 원팀으로 잘 꾸려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