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수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일침을 가했다.
27일 조용수 전남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님! 제발 이 사태를 끝나게 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조 교수는 “다 잡아다 감방에 넣든지, 그냥 니들 마음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면 안 되겠나”라며 “짖는 개는 안 무는 법이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응급의학과를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했다고 해서 죄인 취급을 받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코로나 사태 이후로 국가적으로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내가 제일 먼저 불려나가곤 한다. 나이가 드니 온몸이 쑤시고 결리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조 교수는 “싸움만 하고 이득은 다른 사람들이 챙긴다”고 했다.
이어 “지나고 나면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무도 몰라주더라. 어차피 사람들은 나를 그저 돈밖에 모르는 의사로 생각할테고, 동료들 사이에서는 배신자 취급이나 받을 텐데. 사실 나는 병에 걸린 환자를 두고 떠날 수 없는 평범한 의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이든 펜이든 빨리 꺼내 달라”며 “이러다 저는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2월 29일까지 전공의분들이 병원으로 돌아와 준다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겠다"며 사실상 최후 통첩을 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이러한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며 “우리나라는 현재 의사 수가 매우 부족하다. 가까운 미래는 더 심각한 상황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 교수가 쓴 글 전문이다.
하늘같으신 우리 아버님이자 평생 존경에 마지않던 최고존엄 윤석열 대통령님!
부디 이 사태를 좀 끝내주십시오. 다 잡아다 감빵에 쳐 넣든지, 그냥 니들 맘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짖는 개는 안무는 법이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대체 뭣 땀시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응급의학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게 죄는 아니지 않습니까?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나갑니다. 나이할라 먹어서 이제는 진짜 온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입니다.
싸우는 놈 따로, 이득 보는 놈 따로. 지나고 보면, 고생한 거 누가 알아주지도 않습디다. 어차피 시민들에게 저는 돈만 밝히는 의새의 한명일 따름이고, 동료들에겐 단결을 방해하는 부역자일 따름이겠지요. 실상은 그저 병든 환자 곁을 차마 떠나지 못하는 소시민 의사일 따름인데.
그니까 총이든 펜이든 얼른 꺼내주십쇼.
저는 이러다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