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K리그 감독이 대표팀 차기 사령탑을 물색 중인 대한축구협회의 무능함을 꼬집는 발언을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26일 더 플라자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개막 미디어데이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강기정 광주 시장에게 국가대표 차기 감독으로 추천받은 소감을 전했다.
최근 강 시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공석이 된 대표팀 감독직과 관련해 "만약 대한축구협회가 다음 달 2일 광주FC 시즌 개막전 전에 양해를 구한다면 이정효 감독을 국가대표 감독으로 보내면 좋겠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이 감독은 클린스만을 능가할 전술을 갖고 있다. 무명 선수를 데리고도 공격 축구, 재미있는 축구를 했다"고 칭찬했다.
이날 이정효 감독은 "시장님께서도 리더시지 않나. 그동안 국가대표팀 리더가 얼마나 엉망진창이었으면 그런 말을 하셨겠나"라면서 "얼마나 믿지 못하고 능력이 없으면 그런 말을 하셨을까 싶다"라며 협회 측의 감독 선임을 저격하는 발언을 남겼다.
이어 이 감독은 "그만큼 내가 능력이 있다고 칭찬해 주신 거라 생각한다. 나를 아끼는 마음에서 그렇게 이야기하신 것 같다. 고맙게 생각하고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그는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그에 맞는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면서 "유명한 감독만 생각하고 철학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뽑아놓고 알아서 해달라는 식은 아니라고 본다"며 협회 측 행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표팀에는 한국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철학에 맞는 감독을 데려오는 게 맞다고 본다"며 "능력 있는 사람은 이름을 갖고 축구를 하지 않는다. 그런 시대도 이미 지났다"고 꼬집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경질 이후 차기 사령탑을 물색 중이다. 당장 3월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축구협회 측은 K리그 현역 감독을 후보군에 올렸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성난 K리그 팬들은 축구협회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27일 3차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임시 감독 후보로는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