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호실, 이번엔 의사 '입틀막' (+현장 영상)

2024-02-21 21:17

국회의원, 카이스트 졸업생 이어 의사도 당해

이번엔 의사가 '입틀막'을 당했다.

지난 1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개혁 민생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 회장은 행사장 입장을 시도하던 중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과 언쟁이 벌어졌다.

임 회장은 "대통령님이 국민 목소리 듣겠다고... 오늘 제목이 뭔줄 아세요? 행사제목이 뭡니까?"라고 항의했다.

유튜브 'M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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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 직원들은 "알고는 있습니다. 알고는 있고요. 이렇게 하시면..."이라고 맞섰다.

임 회장이 "의료계 대표자가 왔는데 대통령님이 말씀을 안 듣겠다고 하시면"까지 말했을 때, 경호처 직원들은 갑자기 손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곤 움직일 수 없도록 양팔을 붙들고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끌려가던 임 회장은 "말씀을...! 대통령님!"이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막힌 입으로 겨우 새어 나올 뿐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다시 대한민국! 울산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열린 열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다시 대한민국! 울산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열린 열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임 회장은 MBC와 인터뷰에서 "행사장에서 윤 대통령이 필수의료에 대해 언급할 거라 생각해 관련 의견을 전달하려 했을 뿐이다. 억지로 들어가려 하진 않았다. (끌려나가기 전) 신체 접촉도 없었다. 그런데도 막무가내로 나가라고 했다. 그러면 경호구역이 어디까진지, 그 밖으로 나가겠다고 했더니 그건 말할 수 없다더라. 그래서 옥신각신하다가 일방적으로 나를 잡고 입을 틀어막더니 끌어내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임 회장은 퇴거불응죄로 현행범 체포돼 경찰서에서 9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임 회장은 당초 토론회 참석 대상자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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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필수의료 문제에 대해 누군가 대통령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의견을 직접 전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 경호처는 경호에 관한 법률상 경호구역 퇴장 조치의 근거대로 이행한 거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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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카이스트 졸업식에선 한 졸업생이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항의하다 '입틀막' 상태로 끌려나갔다.

지난달엔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국회에서 "국정기조를 바꾸라"고 외치다 역시 '입틀막'을 당하고 강제 퇴장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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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