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이 자신의 부상을 담당했던 군의관을 고소했다.
20일 중앙일보는 서울에 사는 대학생 노 모(28) 씨의 사연을 자세히 보도했다.
노 씨는 경기도 연천군 한 육군 부대에서 군 복무를 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2월 25일 부대에서 풋살 경기중 공을 맞아 오른손 검지가 꺾였다. 이후 손가락이 퉁퉁 부어 굽혀지지 않았고, 통증도 심했다.
자대 진료에서 효과가 없자 노 씨는 지난해 1월 3일 사단 의무대를 방문했다가 같은 해 2월 2일 국군양주병원에 갔다.
여기서 군의관 A 씨는 “손을 쥐었다가 펴보라”라며 노 씨의 검지쪽 관절을 2차례 손으로 만졌다. 그리고 "괜찮네요. 가세요"라고 했다. A 씨는 노 씨가 통신병인걸 확인하곤 "손 쓸 일이 별로 없겠네"라고도 했다. 노 씨가 MRI 촬영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단 의무대에서 엑스레이를 찍은 것 말곤 추가 촬영도 없었다. 그 상태로 노 씨는 지난해 2월 혹한기 훈련과 3월 한미연합 군사연습에 참여했다.
노 씨는 4월 초 휴가를 나와 대전과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등에서 진료했다. 그때 손가락 측부 인대가 파열됐고, 뼈마디 연골손상(골결손)까지 진행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민간병원에서 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노 씨는 “사단에서 첫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당시 사단 군의관이 ‘뼈에 큰 특이사항은 없으니 4주 동안 약을 먹어 보고, 통증이 지속되면 상급 군 병원에서 MRI 촬영 등 정밀진단을 받아보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국군의무사령부는 "A 씨 진단·처방은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의무사령부 관계자는 “지난해 4월께 감찰 조사한 결과 군의관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A 씨가 진료한 환자를 면담해 보니 평소 업무 태만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 씨 측은 강경하다. 노 씨 아버지는 “군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하단 말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싸우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아들이 전역했지만, 군 의료 제도를 개선하고자 군의관을 고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현재 군 검찰이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