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가 의사 파업에 분노해 입을 열었다.
19일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은 유튜브 ‘폐암 환우 티브이(TV)’에 영상을 게재했다.
이 회장은 2001년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위를 절제했다. 이후 2016년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124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뼈까지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다. 더 이상 쓸 약이 없다는 통보를 들은 그는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병원에서 예고한 여생은 3개월이다.
그는 약한 숨을 겨우 몰아쉬며 질병 때문에 거칠어진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하면서도 또박또박 분명히 의사를 전달했다.
이 회장은 “지금 정부나 의사 협회나 또 관련 단체가 대립해 서로의 목소리를 높이는 모양이 참으로 보기에는 안 좋다”며 “특히 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환자들은 ‘나 몰라라’ 하고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면서 극한투쟁으로 벌리는 모양이 참으로 볼썽사납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환자들은 지금도 치료 환경의 개선과 의사들의 배려를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최고의 지성과 명예를 갖춘 집단으로서 부족한 사회에 대한 관용도 보여달라”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는 ‘제네바 선언’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그는 “어떠한 이유로도 의사들은 환자들을 방치해 급한 수술이나 치료를 못 받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2020년엔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벌인 파업에 참여했었다.
이 회장은 “국민도 의사들의 부족은 실감하고 있지만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며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증원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하나 의대 입학 정원의 절반이 넘는 숫자를 갑자기 증원한다고 하면 대학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의대 교육이 완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회장은 “관계 당국과 의협은 즉각 협상을 재개하고 상호 이해와 협력을 기조로 양보해 합의를 도출하고 생명을 다루는 의료 현장을 절대로 방기해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