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임 1년 만에 경질되면서 대한축구협회가 지불해야 할 위약금 액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8년 전 그가 미국 대표팀 감독에서 해임되면서 막대한 잔여 연봉을 챙겼을 당시와 오버랩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16일 축구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6년 6∼7월 예정된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로,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이 200만유로(약 29억 원)으로 알려진 클린스만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계약한 상황이라 축구협회는 잔여 연봉으로 70억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대표팀 외국인 코치들의 연봉까지 합하면 위약금은 10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은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잔여 연봉 지급 문제에 대해 “변호사와 상의해 봐야 한다. 혹시 문제점이 생기면 제가 재정적으로 기여할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이 계약 기간 중 경질되면서 잔여 연봉을 챙겨간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6년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최종예선을 지휘했지만 멕시코전과 코스타리카전에서 2연패 하면서 경질 위기에 놓였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두렵지 않다, 예선 조 1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2016년 11월 해고됐다. 당시 2018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은 상태라 20개월간 잔여 연봉을 받아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축구연맹(USSF)은 당시 클린스만과 직원에 대한 전체 보상 비용(비현금성 보상 포함)이 620만 달러(약 83억 원)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USSF 세금 신고서에 따르면 클린스만은 해임된 이후 실제 총 480만 달러(64억 원) 이상을 받았다. 이에 실직한 상태인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축구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감독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투자는 클린스만처럼”, “먹튀나 다름없다”, “망쳐도 돈방석에 앉는 클린스만 부럽네” 등의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