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한 시즌 만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되찾았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17일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MLB닷컴 등 현지 취재진과 만나 "김하성은 지난해 유틸리티 부문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라고 강조하며 "올해 산더르 보하르츠가 2루로 이동하고, 김하성이 유격수로 나설 것이다. 보하르츠도 김하성이 유격수로 출전하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레랑 보하르츠를 예우하고자, 조심스럽게 표현했지만 결국 '수비가 더 뛰어난' 김하성을 2024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겠다는 의미다.
2022년 유격수 자리에서 1천92이닝을 소화하며,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굳히는 듯했던 김하성은 구단이 2022년 12월 대형 유격수 보하르츠를 영입하면서, 2023년에는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하성은 2023년 2루수로 856⅔이닝, 3루수로 253⅓이닝, 유격수로 153⅓이닝 동안 그라운드를 지켰고, 수비 실력을 인정받아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보하르츠도 평균 이상의 유격수지만, 김하성의 수비 능력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다.
보하르츠도 구단의 결정을 이해했다.
그는 "나는 유격수로 샌디에이고와 계약했지만, 더 중요한 건 팀이 더 좋은 야구를 하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이라며 "15초 만에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나는 김하성의 수비력을 인정한다.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포지션 변경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트 감독은 "지난해 12월에 보하르츠와 포지션 변경에 관해 대화했고, 보하르츠는 우리 구단의 뜻에 동의했다"며 "보하르츠는 팀을 위해 뛰는 훌륭한 선수"라고 거듭 칭찬했다.
사령탑이 보하르츠에게 여러 차례 고마움을 표할 만큼 '유격수'는 상징적인 자리다.
지난해 김하성은 '이름값'에서 밀려 유격수 자리를 보하르츠에게 내줬다. 그리고 실력으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되찾았다.
2021년 샌디에이고와 4+1년 보장 2천800만 달러, 최대 3천9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하성은 올 시즌이 끝나면 '+1년' 연장 계약을 하지 않고,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할 전망이다.
시즌 중에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할 수도 있다.
현지 언론은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가면 '연평균 2천만 달러, 총액 1억달러 이상' 규모의 대형 계약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0.749로 타격 지표를 끌어 올린 김하성이 올해 주전 유격수로 탁월한 수비 능력을 뽐내면 몸값은 더 올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