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향해 소리친 카이스트 졸업생이 경호원에게 끌려 나가는 장면 (영상)

2024-02-16 17:42

16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벌어진 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생이 학위 수여식(졸업식) 도중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가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에게 끌려 나갔다. MBC는 당시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 수여식에서 한 학생(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했다가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 대전충남공동취재단-뉴스1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 수여식에서 한 학생(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했다가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 대전충남공동취재단-뉴스1

16일 오후 MBC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오늘 이 뉴스' 영상을 보면 이날 오후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 행사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단상에 서서 학생들에게 축사를 전했다.

이때 단상 아래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자리에 앉아 있던 학사모와 학위복을 입은 한 학생(졸업생)이 일어나 "R&D(연구개발) 예산 복원하십시오!"라고 소리친 것이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은 순식간에 학생에게 달려들었다. 남성 여럿이 학생을 붙들고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학생이 넘어지기도 했다.

끌려 나가는 와중에도 학생이 같은 구호를 여러 번 외치자, 한 경호원은 손으로 학생의 입을 틀어막았다.

대통령 경호처 직원에게 끌려 나가는 카이스트 졸업생(학생·빨간 동그라미 표시)의 모습 / 대전충남공동취재단-뉴스1
대통령 경호처 직원에게 끌려 나가는 카이스트 졸업생(학생·빨간 동그라미 표시)의 모습 / 대전충남공동취재단-뉴스1

이를 본 학위 수여식 참석자 일부는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라고 소리치며 해당 학생을 강제로 퇴장케 하려는 경호원을 제지했다.

행사장에 소란이 일었고, 여럿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렸다. 경호원들은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생의 사지를 든 채 행사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런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본 네티즌은 "졸업생(학생) 다치지 않았길 바랍니다", "안타깝네요", "절규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네요...", "그 와중에 경호원들 학위복 입고 변장해서 숨어 있었던 거 소름 돋네"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에 학위 수여식 당시 영상을 공유, "대통령은 사과하십시오"라는 짧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대전충남공동취재단-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대전충남공동취재단-뉴스1

한편 경호원에게 끌려 나간 해당 학생은 올해 정부가 과학기술분야 R&D 예산을 삭감한 것을 두고 항의했다가 이런 일을 당했다.

지난해 국가 R&D 예산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정부는 올해 관련 예산을 총 26조 5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전년(31조 원) 대비 15% 정도 삭감된 것으로, 정부 R&D 예산이 줄어든 것은 199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경향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해당 학생은 행사장에서 끌려 나간 뒤 경호원이 대기하라고 지시한 장소에 혼자 있다가 대전 유성경찰서로 이동한 상태다. 대통령실 경호처 측이 경찰로 인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통령경호처 측은 경향신문에 "경호 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했다. 법과 규정, 경호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밝혔다.

유튜브, MBCNEWS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