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이강인에게 주의를 줬다가 몸싸움이 벌어진 정황이 전해진 가운데, 사건 다음 날 열린 요르단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찍힌 장면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졸전을 펼치며 0-2 완패를 기록했다. 유독 선수들 간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유효슈팅 0개'라는 굴욕적인 기록까지 남겼다.
전날 있었던 이강인과 충돌 과정에서 손가락 부상을 입은 손흥민은 오른손 검지와 중지에 붕대를 감고 출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답답한 경기 흐름에 이강인이 침체되자 경기 도중 그를 직접 격려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찍은 직캠 영상에는 손흥민이 "강인!"이라며 이강인을 여러 번 부른 뒤 힘을 내라는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박수를 치며 이강인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9세 어린 대표팀 후배를 향한 캡틴 손흥민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한편 이강인과 손흥민의 갈등은 지난 14일 외신 보도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15일 디스패치는 6일 대표팀 저녁 식사 자리에서 벌어진 몸싸움 전말을 보도하며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고, 이강인이 손흥민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도 직후 이강인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강인이 탁구를 칠 당시에는 고참급 선수들도 함께 있었고, 탁구는 그날 이전에도 항상 쳐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강인은 손흥민과 불화설이 불거진 지난 14일 개인 SNS를 통해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죄송스럽다"는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각종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대한축구협회는 15일 클린스만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의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진행 중이다. 아시안컵 종료 직후 미국으로 출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정몽규 회장 등 집행부는 이번 회의 이후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