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이강인의 주먹을 피한 것이 아닌 정통으로 맞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스패치가 15일 손흥민과 이강인의 탁구 사건에 대한 전말을 단독 보도했다.
매체가 보도한 내용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담겼다. 다수 매체는 전날인 14일 손흥민이 설전 도중 이강인의 주먹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디스패치는 손흥민이 이강인의 주먹을 피할 새도 없이 맞았다는 내용을 보도해 이목을 끌고 있다.
매체는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다수의 관계자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정리했다"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대표팀의 저녁 식사 시간은 2시간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저녁도 자율에 맡겼다. 먼저 씻고 밥을 먹든, 먹고 씻든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싸움이 벌어진 날은 지난 6일이었고 대망의 준결승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날 저녁 식사 자리는 손흥민에게 중요했다. 그에게 이날 저녁 식사 자리는 선수들과 경기를 논의하고 전의를 다지는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더군다나 이날 전체 연습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분위기가 침체해 있었으므로 주장인 손흥민의 마음은 더 무거웠다.
선수들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들도 샤워를 마치고 식당에 모인 시각, 이강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 시각 이강인과 설영우, 정우영 등은 플레이룸에서 탁구를 치고 있었다. 플레이룸은 숙소의 식당 바로 옆에 붙은 휴게 공간으로 탁구대 등이 놓인 오락 공간이었다.
선수들과 코치진이 저녁을 먹는 동안 플레이룸에 함성이 퍼졌다. 결국 한 고참 선수가 참다못해 이들을 불렀다. 손흥민은 "전지훈련 왔냐? 경기에 집중하라"고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강인이 불만을 드러냈다. "저녁에 탁구를 치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 않냐"라며 받아친 것.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다. 이강인도 반격했다. 손흥민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손흥민은 피할 겨를도 없이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
식당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경호원까지 합세해 선수들을 말렸다. 이 과정에서 알려진 대로 손흥민의 손가락이 옷에 걸려 'ㄱ'자로 꺾여 탈구됐다.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민 건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화를 가라앉힌 뒤 이강인을 찾아가 "내일 경기에 집중하자"라며 손을 내밀었다. 이강인도 "미안하다"라며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고참 선수들은 이강인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었다. 매체에 따르면 이미 선수들은 이강인의 돌발행동에 지쳐 있는 상태였다.
일부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갔고 "이강인을 선발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팀워크를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거절했다. 평소 이강인을 핵심 선수로 내세우던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고민을 외면했다.
앞서 이강인은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 주시는 축구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 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께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립니다"라고 썼다.
이강인 대리인이자 법률사무소 서온의 김가람 변호사는 15일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을 보도한 디스패치의 보도에 입장을 표명했다.
변호사는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의 주먹이 손흥민 얼굴로 날린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강인이 탁구를 칠 당시에는 고참급 선수들도 함께 있었고 탁구는 그날 이전에도 항상 쳐오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이 현재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자신이 분쟁의 중심에 있었기에 구체적인 경위보다 사과를 하고 싶어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