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을 두고 한 말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손흥민(31·토트넘)이 축구대표팀 후배인 이강인과 다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대회 후 기자회견에서 준우승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밝혔다. 그 과정에서 여러 선수가 당시 7경기 동안 2골 4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준우승을 이끈 이강인에 대해 언급했다.
이강인에 대해 조영욱(25·FC 서울)은 "가끔씩 선을 살짝살짝 넘을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 엄원상(25·울산 HD)은 "(강인이가) 가만히 밥을 먹고 있는데 저한테 욕을 하더라. '말하지 마 XXXX' 해서 많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허물없는 사이이기에 나올 수 있는 발언이다. 실제로 이강인-조영욱-엄원상은 축구계의 소문난 절친이다.
조영욱은 지난해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의 멤버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쿠웨이트를 상대로 9-0 승리를 거둔 뒤 이강인이 리그앙(리그1) 일정 때문에 뒤늦게 참가하는 데 대해 “강인이가 ‘천천히 가도 되겠다’고 하는데 택도 없는 소리다. 빨리 오라고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엄원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강인이가 (항저우에) 꼭 같이 가서 꼭 좋은 결과 내자고 하더라"라고 말하며 이강인과 절친임을 인증했다.
그럼에도 일부 삐딱한 누리꾼은 조영욱과 엄원상의 발언을 이강인을 비판하는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강인이 형들을 지나치게 함부로 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누리꾼은 조영욱·엄원상의 인터뷰 발언을 퍼 나르며 이강인을 비판하고 있다.
5년 전엔 웃어넘겼던 발언이 도마에 오른 이유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회 기간 중 다퉜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강인은 요르단과의 준결승을 하루 앞두고 저녁식사 자리에서 손흥민과 다툼을 벌였다. 이강인을 포함해 밥을 일찍 먹은 일부 어린 선수가 탁구를 하려고 자리를 뜨자 식사 자리를 팀 단합의 시간으로 여기는 주장 손흥민이 언짢게 여기고 쓴소리를 하면서 싸움이 벌어졌다.
손흥민이 선수들에게 돌아와서 앉으라고 하자 일부 선수가 무례하게 이야기해 고참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 다툼을 뜯어말리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이 이강인에 대한 동료 선수들의 언급까지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
축구팬 대다수는 ‘이강인 악마화’를 우려하고 있다. 한 축구팬은 선수들의 과거 발언까지 끄집어내 이강인을 비판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멀쩡한 사람을 악마로 만들지 말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