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미소에 독일 언론마저 분노했다.
독일 수드 도이체 자이퉁은 10일(한국 시각) "아시안컵 준결승서 탈락한 한국은 온통 슬픔에 빠져 있다"라며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라셰트의 함정'에 빠졌다"라고 보도했다.
라셰트는 독일 기민당의 총리 후보였던 아르민 라셰트다. 그는 총선 직전 홍수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가 언론에 크게 웃는 모습이 포착되며 질타를 받고 선거에서 패했다.
매체는 "클린스만은 웃고 있었다. 요르단 감독을 향해 환한 미소와 함께 예의 바르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클린스만은 잘못된 타이밍에 보인 미소로 커리어를 놓친 라셰트에 이은 두 번째 독일인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라고 했다.
앞서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 속에서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지만 실망스러운 졸전으로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보다 수준 아래로 평가받는 국가와 만나 대승을 거두기는커녕 연신 아슬아슬하게 이기거나 비기는 모습만 보였다. 결국 체력이 떨어진 태극전사들은 요르단과 4강전에서 0-2로 완패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대회 전부터 외유 논란, 투잡 논란 등으로 시끄러웠던 그는 무전술, '해줘' 축구 등 더 심각한 논란에 휩싸였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극에 달했고 경질을 요구하는 축구 팬들의 목소리는 계속 높아져만 갔다. 결국 그의 경질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까지 나온 상황이다.
경기가 끝나자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선수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달랐다. 그는 지난 8일 입국해 여유로운 웃음을 보이며 단호하게 한국 대표팀을 계속 이끌겠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