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토할 때까지 형제들 극진히 돌본 소녀가장 하나 [함께할개]

2024-02-08 15:40

안락사 위기에서 벗어나 겨우 건강 되찾고 있는 중

보는 이들까지 울컥하게 하는 소녀가장 하나가 임시 보호처·평생 가족을 찾고 있다.

하나 / '묘생길' 인스타그램
하나 / '묘생길' 인스타그램

8일 고양이 입양 홍보 단체 '묘생길' 인스타그램에 하나의 사연이 올라왔다.

구조자는 지난해 6월 하나와 처음 만났다. 원래 밥을 주던 하나의 어미가 갑자기 새끼 세 마리를 데리고 구조자를 찾아온 것이었다.

새끼들은 모두 곧 죽을 것처럼 연약하고 아픈 상태였다. 하나의 어미는 마치 구조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듯 그날 이후 매일 새끼들과 함께 나타났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의 어미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하나는 소녀가장처럼 남은 동생들을 살뜰히 보살폈다.

하나와 형제들(왼), 병원에 입원한 하나(오) / '묘생길' 인스타그램
하나와 형제들(왼), 병원에 입원한 하나(오) / '묘생길' 인스타그램

동생들을 보살피느라 정작 자신은 챙길 틈이 없었던 걸까. 건강했던 하나는 갑자기 피와 회충을 토하기 시작했다. 하나를 데리고 급히 동물병원에 간 구조자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하나는 기흉, 기관파열, 피하기종, 폐렴, 폐출혈 진단을 받았다.

언제 숨이 끊겨도 이상할 게 없었다. 병원에서는 안락사 기준에 적합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조자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차린 건지 하나는 기적처럼 회복했다. 몇 번 큰 고비를 넘어야 했지만 하나는 의젓하게 병마와 싸웠다. 다행히 하나는 거의 회복한 상태다.

태어난 지 11개월로 추정되는 하나는 여자아이다. 하나는 겁이 많고 조용한 사람을 좋아한다.

중성화 수술은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뒤 진행할 예정이다. 폐렴은 좋아졌지만 아직 폐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에 관한 임시 보호나 입양 문의는 인스타그램 계정 @oe_jeong777로 하면 된다.

다음은 구조자가 희망하는 입양·임시 보호 조건이다. ▲면역력이 약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만한 쾌적한 환경이 필요합니다 ▲고양이를 잘 알고 이해하는 분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호흡치료(레블라이져)를 꾸준히 해줄 수 있는 임보처를 찾습니다 ▲임시 보호 기간은 길면 길수록 좋습니다 ▲하나의 모든 물품 지원과 병원비 지원 가능합니다.

[함께할개] 위키트리는 유기견·유기묘 보호소 등에서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 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유기 동물 소개 코너 '함께할개'를 운영합니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에 함께해 주세요. 제보 qllk338r@wikitree.co.kr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