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야당 측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뻔뻔한 태도가 암담하다"며 "윤 대통령은 KBS 특별 대담에서 김 여사 의혹에 대해 언급했으나, 끝내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또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은 어느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기 어렵다',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단호하게 처신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말이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해명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변명으로 성난 국민을 납득시키겠다는 생각이야말로 대통령의 오만"이라고 했다. 덧붙여 "(대통령은) 진실한 사과를 요구한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대담에서 김 여사 의혹을 '공작'으로 규정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권 대변인은 "책임 회피를 위한 '몰카 공작', '정치 공작' 주장에 대통령이 동참하다니 기가 막힌다"라며 "이런 억지 주장이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민께 용서를 구할 길은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고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하겠다고 천명하는 것뿐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김종민 공동대표가 있는 새로운미래 측도 윤 대통령의 이날 대담을 문제 삼았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KBS 특별 대담은 돈은 많이 쓰고 흥행에 참패한 지루한 90분짜리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라며 "대통령 가족 해명을 위해 공영방송이 홍보대행사가 된 비극을 보았다"고 평했다.
이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에서부터 의도를 드러냈다. 이전 대통령의 대담은 '국민과의 대화'였다. 최소한 국민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소통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라며 "오늘 대담의 목적은 딱 하나였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진실은 몰카이자 정치공작이고, 사람을 박대하지 못한 김건희 여사의 성정 때문이라고 말하기 위해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BS가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파우치'로 축소하는 데선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라며 "억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KBS와 대통령실의 장군멍군은 환상적이었다. 대통령은 구구절절 변명하는 데 시간을 썼다"고 비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7일 오후 10시 공개된 KBS와의 신년 대담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경위에 대해 "(김 여사에게 접근한 재미교포 목사가)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기 때문에 제가 볼 땐 거기에 어느 누구한테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 그것을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며 "저라면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제 아내 입장에서는 그런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이렇게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 좀 아쉬운 점은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을 분명하게 (그어서) 국민께서 여기에 대해 좀 오해하거나 불안해하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그런 부분을 분명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렇게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며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