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허용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0-2로 패배하며 64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한국의 슈팅수는 8개뿐이었다. 17개를 기록한 요르단에 2배 가까이 밀리면서 완패했다.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한 개도 없었다. 2007년 대회 이후 한국의 아시안컵 단일 경기 최소 슈팅과 유효슈팅 기록이다.
고질인 수비 불안이 또 발목을 잡았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김민재의 공백이 너무 컸다. 요르단의 빠르고 위협적인 공격에 후방이 손쉽게 뚫리며 2골을 허용했다. 골키퍼 조현우가 선방하지 않았더라면 4, 5점까지 잃을 수도 있었다.
후세인 아무트 요르단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은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지만 투지 있게 수비하고 특정 영역에서 압박하기로 한 준비가 잘 먹혔다. 한국은 (8강까지) 8골이나 내준 약점 있는 팀이니, 그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요르단 감독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수비는 붕괴했다.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6경기를 치르며 전 경기에서 모두 실점했다. 전 경기 실점은 1996년 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골도 많이 먹혔다. 무려 10골이나 허용했다. 10실점은 낯 뜨거운 기록이다. 이번 대회 전까진 아시안컵에서 이 정도로 많은 실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1년(7실점)과 2015년(2실점), 2019년(2실점) 3개 대회의 총 실점(11실점)과 맞먹는 수치다.
불명예 기록은 더 있다. 24개 출전국 중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한 팀이 한국이다. 어쩌면 인도네시아만도 못하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을 1-0으로 꺾으며 무실점을 한 번 기록했다.
아시안컵 경기를 쭉 훑어보자. 한국은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3-1 승리)을 제외하면 4경기에서 8골을 넣었는데, 이 중 3골은 페널티킥 골, 2골은 프리킥 골, 1골은 상대 자책골이다.
필드골은 고작 2골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에서 정우영이 넣은 선제골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강인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해 기록한 것이었다. 선수들끼리 공을 주고받다 넣은 건 딱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조규성이 기록한 헤더 동점골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