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컵을 드나 했지만 이 꿈은 산산조각 났다. 결승 진출 길목에서 만난 요르단에게 대한민국 대표팀은 2 대 0 패배를 기록하며 처참히 무너졌다. 경기 과정을 본다면 아쉬울 것 하나 없는 완전한 패배였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실수했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납득가지 않는 전술을 고수했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대한민국 대표팀이었지만 요르단전에서 이들이 보여준 것은 총체적 난국 그 자체였다.
요르단전이 끝난 직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댓글창은 불이 났다. 경기 종료 10시간쯤 뒤인 7일(한국 시각) 오후 12시 기준 1만 9000여 개에 달하는 댓글들이 쌓였다.
이중 가장 주목받고 공감을 받고 있는 댓글이 있다. 한 네티즌은 "(요르단에게) 져서 너무 행복하다"라며 댓글을 써내려 갔다.
그는 "이딴 경기력으로 이겼으면 '축협(이) 뒤에서 얼마나 좋아했을까' 생각하면 잘 졌다고 생각한다"고 소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축구에 대해 잘 알고 관심 있거나 실력 있는 감독을 데려오는 게 아니라 대충 유명했던 사람 데려와서 못 하면 선수 탓, 감독 탓. 잘하면 뒤에서 쳐 웃는 축협 물갈이가 시급하다"라고 일갈했다.
이 댓글 옆에는 수천 개의 '좋아요'가 찍혔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같은 마음으로 한국 축구를 걱정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앞서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이 열리기 직전, 손흥민 아버지이자 축구인인 손웅정 축구아카데미 감독은 해당 댓글과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남긴 적 있다.
당시 그는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나누며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에 우승하면 안 된다. 당연히 한국이 우승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 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변화 없이) 얼마나 또 우려먹겠나.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들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손 감독은 일본과 한국을 직접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축구인들이 반성해야 한다. 축구 실력, 축구계의 투자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진다. 우승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