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패배였다. 아무리 김민재가 빠졌다지만, 한국 수비는 오합지졸이었다. 그나마 고비 때마다 나온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대패도 가능했던 경기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패했다. 64년 만에 대회 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요르단에 일격을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요르단과의 전초전 2-2 무승부 졸전은 우연이 아니었던 셈이다.
2실점이 다행일 정도였다.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많은 실점을 허용할 뻔했다. 조현우는 요르단의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냈다. 선방 다섯 차례를 기록했고 이중 페널티박스 내 선방이 4번이나 있었다.
적장인 아모타 감독은 경기 후 ‘팩폭’을 가해 국내 축구 팬들을 더욱 속 쓰리게 했다.
요르단 축구 역사상 아시안컵 첫 결승 진출을 이끈 아모타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5경기 통계를 보니 한국은 8골을 내줬다. 한국을 상대로 득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골키퍼 선방이 아니었다면) 더 넣을 수 있었다. 더 크게 이길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정말 좋은 선수가 많아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투지를 끌어냈고 그에 맞는 압박 전술을 제시했는데 주효했다”고 했다.
0-2로 끌려갈 때도 상황에 맞는 전술을 내놓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에 분통을 터뜨리는 일부 국내 축구 팬들은 “(아모타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 연봉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차라리 저 감독을 데려오는 것이 낫겠다”며 경질론에 불을 붙였다.
끝으로 아모타 감독은 환한 웃음으로 요르단의 승리를 축하해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좋은 지도자”라면서도 “요르단이 더 효과적인 팀이었다”고 끝까지 ‘팩폭’을 가했다.
한국을 밀어낸 요르단은 또 다른 4강 카타르-이란전 승자와 11일 0시 결승에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