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인 한 남성이 중고 거래로 면접 신발을 구매한 후 울음을 터트린 사연이 전해졌다.
6일 인스티즈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당근 거래하다가 울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게시물엔 최근 유튜브 채널 '홍섭이의 일기'에 올라온 동명의 영상 일부 캡처본이 담겼다.
고시원에 살며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홍섭 씨는 해당 영상을 통해 "초등학교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신발이 찢어졌다. 당장 내일 아침 면접을 앞두고 있어 신발이 필요 했다. 당근마켓으로 중고 신발을 보다가 도보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판매자님과 약속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긴 서울처럼 버스가 새벽까지 다니는 게 아니라 막차가 빨리 끊긴다. 신발이 2만 5000원이라 택시 타고 가기엔 돈이 너무 아까워서 그냥 걸어갔다"고 장거리 도보를 한 이유를 밝혔다.
홍섭 씨는 "걷다 보면 땀이 날 거라 생각해 얇은 바람막이 하나만 입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추웠다. 가면서 계속 떨었다. 사람도 안 다니고 차도 너무 빨리 달려서 너무 무서웠다. 손이 얼어서 답장도 겨우 보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판매자님이 '어떻게 여기까지 걸어오셨냐.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냐'면서 깜짝 놀라시더라. 난 돈 아끼려고 걸어 왔다는 말 대신 살 뺄 겸 운동 삼아 걸어왔다고 거짓말했다. 그렇게 추위에 떨면서도 자존심은 남아 있었나 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판매자는 앞도 잘 안 보이는 어두운 밤에 다시 먼 길을 걸어갈 홍섭 씨를 걱정하며 밝은 곳까지만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했다.
홍섭 씨는 "한두 번 거절하다가 못 이기는 척 차에 탔다. 사실 마음은 이미 차에 타 있었다. 차를 타고 창문 밖으로 내가 걸어온 길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결국 판매자님이 집 근처까지 데려다주셨다. 감사한 마음에 신발값을 입금할 때 2만5000원이 아닌 3만원을 입금해 드렸다. 판매자님은 금액을 확인하더니 '내가 태워주고 싶어서 태워준 건데 왜 더 입금했냐'면서 현금 5000원을 돌려주셨다. 난 차에서 재빨리 내렸는데 판매자님이 따라오셔서 어쩔 수 없이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섭 씨는 "멀어지는 차를 계속 바라보다 결국 눈물을 흘렸다. 돈 아끼려고 거기까지 걸어간 서러움과 좋은 판매자님의 배려에 대한 감사 등 모든 게 합쳐진 눈물이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판매자님이 너무 좋은 분이셔서 이 신발을 신으면 항상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아요. 오늘 너무 감사했습니다"라는 거래 후기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