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가 잦기로 악명 높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국인 유튜버가 택시강도를 당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그것도 하루에 두 번이나 이방인이 택시강도를 만나 무차별 폭행당하는 아수라 같은 현지 상황에 누리꾼들은 전율했다.
최근 여행 유튜버 '제로슈거'의 채널에 '남아공에서 2시간 동안 두들겨 맞았습니다'라는 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을 놀라게 했다.
영상은 눈두덩이에 피멍이 든 유튜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는 "택시강도를 두 번이나 당해 핸드폰(아이폰13 프로), 신용카드, 애플워치, 재킷, 반지, 신발까지 모조리 빼앗겼다"며 "그래도 건강하게 살아 돌아와서 다행이긴 한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상황은 이랬다.
숙소인 호스텔에 있는 바에서 와인을 한 잔 마시고 그냥 돌아가긴 아쉬웠던 유튜버. 자신이 노래 부르는 영상을 찍으면 좋겠다 싶어 인터넷 검색해 (상대적으로 치안이 나은) 백인들이 주로 가서 노는 술집을 찾아갔다.
거기서 노래를 부르고 핸드폰으로 영상 찍고 숙소로 돌아오려는 데 우버(차량 호출 서비스)가 안 잡히길래 유튜버는 길거리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그때 친근하게 접근해서는 '가는 방향이 비슷하면 타라'고 제의한 백인의 차에 올라탄 게 화근이었다. 백인이 딱 유튜버가 묵고 있는 숙소 이름을 대길래 유튜버는 의심할 생각을 못 했다.
유튜버가 차에 오르자마자 어디선가 흑인 4명이 따라 타서는 무차별적인 폭행을 시작했다. 유튜버는 맞대응하다가 손이 찢어지고 핸드폰, 신용카드를 강탈당했다. 그리고 그들은 유튜버를 어느 논밭에 내동댕이치고는 유유히 도주했다.
불행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시내로 가서 택시를 잡겠다고 걸어가던 유튜버 앞에 차가 한 대 섰다. 운전사는 두 팔 벌려 환영하면서 타라고 이리로 타라고 재촉했다.
정신이 온전히 되돌아오지 않은 유튜버가 탑승하니 다른 승객들이 숨어 있었다. 유튜버는 거기서 더 세게 맞았다. 2시간이나. 애플워치, 반지, 윗옷, 재킷, 모자에다 신발까지 털렸다.
천신만고 끝에 숙소에 도착한 유튜버는 신용카드를 정지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SOS를 쳤고, 다행히 지인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유튜버는 "현지인이 '너 절대로 맞대응해선 안 됐었다'고 하더라"며 "그게 무슨 말인고 하니 '게네들 칼 들고 있고 총 쏘는 애들인데 너 죽을 뻔했다. 두 번이나 그랬다는 건 진짜 살아있는 게 행운이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핸드폰, 신용카드가 없으면 (다음 행선지인) 인도여행을 어떻게 하지"라고 한숨을 쉬더니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갈비뼈도 부러진 거 같다"고 탄식했다.
2010년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공은 약 6000만 인구 중 매년 2만여명이 살해돼 세계에서 강력 범죄율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분기 남아공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6289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성범죄 피해자 수는 1만명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