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총선 공천심사 평가 방식을 확 바꾸기로 했다. 현역 의원을 포함한 직전 당협위원장의 당무감사는 절대평가로, 신인 등 비(非)당협위원장의 기여도는 상대평가로 변경하는 게 골자다.
국민의힘은 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수정한 공천심사 변경안을 의결했다.
현역 의원을 포함해 직전까지 당협위원장이던 공천신청자 심사에서 100점 만점 중 20점을 차지하는 당무감사 점수는 절대평가 방식이 됐다. 기존에는 상대평가(A∼D등급, 등급별 2.5점 차이)였다.
당무감사가 절대평가가 되면서 변별력이 줄어들고, 100점 만점 중 40점을 차지하는 여론조사(경쟁력)와 15점인 당 기여도 점수가 상대적으로 심사에 미칠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 평가 강화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강조한 '이기는 공천'과 맥을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무감사 결과가 하위권인 현역 의원들도 공천 심사에서 경쟁력을 바탕으로 반전의 기회가 마련됐다는 시각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무감사 점수가 비슷한데도 누구는 A등급, 누구는 B등급으로 분류되면 실제보다 점수 차이가 크게 나게 된다는 이의제기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무감사 점수는 공천심사에 앞서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배제)를 위한 '교체지수'에도 활용되는데, 이때는 당무감사 점수를 30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해 적용한다.
당무감사는 당무감사위 직원들이 현장에서 조사한 종합평가에 여론조사를 합산해 101.25점 만점으로 매겨져 공관위로 넘어온 상태다. 이 가운데 100점까지는 30점 만점을 받고, 이하로는 같은 비율대로 환산된다.
이 같은 교체지수에 당 및 원내 기여도를 평가한 기여도(20점), 컷오프 여론조사 결과(40점), 면접(10점)을 합산해 권역별 하위 10% 이하는 공천이 배제된다. 하위 10∼30%는 경선 득표율에서 20%를 깎는다.
당 기여도 평가는 한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현역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출석률 등의 지표를 토대로 정성적으로 평가한다.
공관위 관계자는 "예를 들어 불출석 몇 건에 몇 점씩 감점하는 방식이 아니지만,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평가한다는 것"이라며 "당이 어려울 때 열심히 활동한 경력을 고려하는 등 정성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비당협위원장 출신 공천신청자 평가에서 100점 만점 중 35점을 차지하는 '당 및 사회 기여도 평가'는 점수에 따라 A∼E 5등급으로 나누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한다. 기존의 절대평가 방식을 뒤집은 것이다.
A등급이 35점을 모두 받고, 등급별로 5점씩 깎여 E등급은 15점을 받는다. 지역구별 공천신청자들은 A∼E 등급에 균등 분포되도록 조정한다. 가령 한 지역구의 비당협위원장 공천신청자가 5명이면 등급별로 1명씩, 10명이면 2명씩 배치돼 점수를 부여한다.
당 및 사회 기여도는 공천신청자가 과거 공직 등에서 활동한 경력이나 사회 봉사활동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공관위원들이 매긴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점수를 합산·평균해 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