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 개그맨 최형만의 뜻밖의 근황이 공개돼 크게 주목받고 있다.
1일 오전 방송된 KBS '인간극장'은 '형만 씨의 두 번째 출발' 네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달 29일부터 '인간극장'에서는 '형만 씨의 두 번째 출발'이라는 제목으로 매일 1편씩 에피소드가 공개되고 있다.
최형만은 한 때 너무나도 잘 나갔던 개그맨 중 한 명이다. 과거 그는 도올 김용옥 교수를 흉내 낸 ‘돌 강의’로 큰 인기를 누리며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았다. 전성기 때 한 달에 큰돈을 만지며 잘 나간 최형만이지만, 어느 순간 TV 등에서 자취를 감췄다.
'인간극장'에서는 인생 2막,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최형만 근황이 그려졌다. 현재 최형만은 인천의 한 교회에서 부목사로 목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40대 중반 늦은 나이에 신학대학원에 들어갔다. 그렇게 10년 동안 공부에 매진한 뒤, 4년 전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렇게 최형만은 개그맨으로 살았던 인생의 전반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최형만이 잘 나가던 개그맨 삶을 포기하고 무대에서 내려와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데는 사연이 있었다.
사실 연예계 활동 시절 당시 최형만은 마음 한편에서는 '개그맨이 내 길인가'라는 의구심을 늘 느꼈다고 한다. 가난한 개척교회 목사 아버지와 신앙심 깊은 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면 아버지처럼 살리라…' 막연히 생각했었기에 그는 더욱 그런 생각을 했다고.
그러던 중 최형만은 자신의 돈을 관리하던 어머니가 사기를 당한 뒤 파킨슨병을 앓다가 돌아가시고 설상가상, 자신도 투자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다. 늦게 결혼해서 달콤한 신혼을 보내야 할 시기에 아내와 불화를 겪으며 결혼 생활도 평탄치 않았다고 한다.
인생 모든 방향이 막힌 듯 답답하던 찰나 최형만은 이모를 통해 어머니가 남긴 유언을 전해 듣게 됐다. 어머니는 아들과 등지고 살면서도 TV에서 활동하는 최형만을 보면 '네가 있을 곳은 거기가 아닌데'라며 안타까워하셨다고. 뒤늦게 어머니의 유언과 진심을 전해들은 최형만은 결국 개그맨을 그만두고 목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최형만은 얼마 가지 않아 또 다른 시련을 맞았다. 목사 안수를 받은 기쁨도 잠시, 안면마비 증세에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 진단을 받은 것이다. 장장 18시간의 대수술과 재수술을 거쳐 회복기에 있을 때 최형만은 의사로부터 안면마비, 언어장애 같은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는 주의를 들었다고 한다.
청천벽력 같은 의사 말이었지만 최형만은 반드시 수술 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로 수술 직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 아내 역시 남편 건강을 위해 식단부터 재활까지 물 샐 틈 없이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두 사람 노력으로 최형만은 현재 왼쪽 청력 상실 말고는 거의 완치된 상태다. 움츠려서 지냈던 지난 4년을 뒤로하고 최형만은 요즘 다시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최형만은 몰아치는 시련을 버티고 새로운 인생을 연 경험을 자산 삼아 가장 자신 있는 웃음을 무기로 힘들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것을 새로운 삶의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